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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1년01월15일18시39분

    한겨레/ 사설·칼럼/ 난나이야기
    [난나이야기] '자연친화 케이블카'는 말장난

    제주도에서는 30년이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라산에 케이블카를 놓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케이블카 설치는 철저한 경제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라산을 파헤치더라도 관광수입을 올려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 당국은 케이블카가 한라산 보호와 관광 수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름하여 `자연친화적 케이블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도는 오스트레일리아 스카이레일사와 국토연구원에 7억원의 용역비용과 각종 물밑 비용 등 도민의 세금을 들였다. 그 주장의 요점은 영실 등반로가 등반객 이 한꺼번에 몰려 망가지고 있으니 케이블카로 등반객들을 분산하여 등산로를 보호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총체적인 한라산 보호안도 못되고 언제까지 케이블카로 등반객들의 이용을 분산시킬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또 용역을 맡은 스카이레일사의 공정성 여부과 케이블카 수익성도 여론의 도마에 올라와 있다.

    언어는 추상성 기호이다 보니 모든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하기 힘들다. `자연친화적 케이블카', 누구나 이 말이 언어 도단에 빠져 있다는 걸 안다. 의미적으로 `자연친화'와 기계 덩어리 `케이블카'가 동시에 올 수 없다.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한라산 보호도 하고 돈도 벌자고 우긴다. 언어가 주는 추상성으로 복합된 논점 때문에 헷갈린다.

    이런 언어의 추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좀더 직접적인 이미지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다. 우연히 들른 케이블카 반대 도민연대 사무실에서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직접적인 언어를 보게 됐다. 그것은 한라산 정상 부근인 윗세오름 부근에 들어설 정거장의 모습이었다. 6천명 정도를 수용할 상가가 들어설 윗새오름 부근의 장면을 담은 현실성 있는 그 그림은 케이블카 문제를 바로 볼 수 있는 직접적인 논쟁의 증거였다.

    지금까지 도 당국은 케이블카 설치 여론을 확대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말들로 도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당연히 논쟁은 소모적으로 번지고 이제는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때론 단순한 게 진리다. 어려운 말과 7억원의 돈을 들인 용역 결과보다 한라산에 휴식년제를 도입하고 붕괴된 암벽을 보수하는 게 `친환경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최종 승인자인 환경부도 수익사업으로 국립공원을 개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혼란스런 추상적인 말들로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케이블카 논쟁을 두 가지로 구분짓자. 하나는 한라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또하나는 관광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이가. 따로 분리하여 논쟁하자. 이제는 역사·문화·자연환경 등을 이용한 생태·체험 관광 등 소프트웨어적인 관광 개발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오픈카지노를 세우고, 송악산을 파헤쳐 리조트를 개발하는 과거 시설 위주의 관광은 더 이상 제주 관광이 지향할 게 못된다. 제주 관광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케이블카가 관광을 위한 필수 요건은 아니며, 한라산 보호의 필요 충분 요소는 더더욱 아니다. 우근민 지사에게 케이블카를 버리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도민들의 자율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형평성 있게 뒷받침해 줘야 한다. 이것이 `도민분열'을 막고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진정한 제주 발전을 모색하는 길일 것이다

    고성식/제주대·경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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