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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0년06월27일18시54분

    한겨레/ 사설·칼럼/ 따져봅시다
    [따져봅시다] '국군포로' 논쟁

    지난 20일 박재규 통일부장관은 “6·25 직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포로 교환이 이뤄졌고 국제법적으로 포로는 없다. 국군포로 문제는 광의의 이산가족으로 볼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은 `국군포로 문제가 없다니 말이 되는가' `국군포로 논쟁 낯뜨겁다'는 식의 뜨거운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군포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에 방향을 맞춘다는 측면보다 분단 이후 첫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깎아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국군포로 문제의 국제법적 의미와 실질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한국외국어대 이장희 교수(법학)와 한남대 강사인 조성호 박사(정치학)로부터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국군포로 문제에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송환 국군포로의 존재를 인정할 경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도덕적 비난을 받고 외교적으로도 고립된다. 북한을 어렵게 하는 게 민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느냐. 차라리 광의의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장희 교수가 보기에 국군포로 문제에는 두가지 어려움이 있다. 5만∼6만명을 미송환 국군포로로 거론하는데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게 한가지다. 미송환 국군포로 가운데 전범자인지, 자발적인 귀순자인지, 피석방자인지, 강제 억류자인지 남한이 입증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1949년 8월 제정된 제네바협정 제3협약 4조 a에 규정된 포로의 정의에서 전범자, 귀순자, 피석방자는 포로에서 빠진다.

    이는 법적인 문제라는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남한은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70년대까지 미송환 국군포로에 대한 간헐적인 문제제기는 유엔의 이름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남한이 근거할 법적인 토대는 “적대행위 종료 뒤 지체없이 포로를 송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제네바협정과 92년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다. 제네바협정이야 북한이 `국군포로는 모두 송환했고, 단 한명도 없다'는 태도를 되풀이하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 교수는 결국 현실적으로 남는 방안은 “남북기본합의서 제18조에 규정된 흩어진 가족의 범위에 국군포로를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성훈 박사의 의견은 다르다. 남한 출신 포로가 북한에 살고 있다는 의미에서 넒은 의미의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될 수는 있지만, 지난해 `국군포로 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듯이 “포로는 포로로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이 교수가 말했듯이 휴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한 유엔쪽의 문제제기가 여러차례 있었기 때문에 군군포로 문제가 국제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북한에 남아 있는 국군포로의 귀환을 위해 애써야 할 통일부장관이 법적으로 포로가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운신의 폭을 좁히고 말았다는 것이다. 일정한 절차를 따라 북한에 스스로 잔류한 국군포로는 300∼4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조 교수는 추정한다.

    하지만 조 교수 역시 국군포로 문제가 당장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임을 인정한다. 유엔쪽의 국군포로 송환 요구가 있을 때 북한의 반응은 석방된 반공포로나 송환거부 포로말고도 유엔군쪽이 임의로 처리한 남한 출신 의용군 등 민간인 억류자 4만여명의 송환을 요구하곤 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서로의 신뢰를 구축하면서 남북한은 휴전협상 당시의 논쟁을 서로 되풀이할 게 아니라, 북한쪽에 남아있는 국군포로 중 귀환을 원하는 사람을 비전향 장기수 혹은 남파간첩, 경제협력 등과 주고받는 새로운 협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조 교수는 탈북 국군포로와 탈북자 증언을 통해 밝혀진 국군포로만 312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북한이 포로의 존재를 부인하는 냉전논리에서 벗어나서 미송환 국군포로의 존재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을 자초할 게 뻔한데 북한이 미송환 국군포로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국군포로는 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논리적으로 풀자는 건 50여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라고 한다. 대신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인도적 차원에서 형기를 마친 사람들에 대해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를 일반 인권으로 인정하는 포괄적 정치적 타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 교수는 국군포로를 광의의 이산가족에 포함시킬 경우 송환 대상인 강제억류자들이 제외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인적 교류를 확대하면서도 이들의 송환을 위한 움직임이 따로 정부 차원에서 있어야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이전까지 남한 안의 비전향 장기수 문제에 국제법적으로 접근하던 북한이 96년과 97년부터 인도적 차원의 가족상봉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법적인 차원의 국군포로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남북이 접근할 때 실질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모두 국군포로 문제야말로 실질적 해결을 위한 `차가운 머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준상 기자s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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