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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8.08(일) 18:47

부자들을 춤추게 하라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하느님도 가난 구제는 못한다. 가난한 자와 부자를 구별하여 사랑하지 않는 하느님은 빈부 문제에 대해 애초부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랏님도 하느님도 못하는 가난을 구제할 자는 누구인가. 나랏님과 하느님 위의 절대강자는 누구인가. 부자다.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이 나라 경제 부총리의 말씀이다. “부자가 돈을 쓰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라는 것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부자 책임론이다. 그러나 부자가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는데, 사회 분위기는 부자들이 돈을 쓰는 데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제가 달려있다. 결론적으로 경기침체의 원인이 위화감을 만들어내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도 어렵다니까 경제 부총리의 한마디에 무슨 묘수가 나오는 줄 알고 기대했던 국민은 바짝 정신이 든다. “아닙니다. 부자가 돈을 써야 우리가 먹고 살지요. 돈 쓰는 부자님들은 애국자입니다.” 이렇게 서약서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다. 노무현 정부가 무슨 시장경제 반대 정책을 폈는지 들은 바 없다. 그런데도 경제 부총리는 대통령은 시장주의자이며 불간섭 주의자라고 거의 선서에 가까운 발언까지 했다. 자본주의 나라에서 정부는 무한질주하는 시장경제에 적절한 교통정리를 하여 질서를 세우는 것이 첫째 책무다. 그런데도 불간섭 주의를 강조한 것은 사정이 그만큼 급박해졌다는 뜻일 게다.

어쨌든 부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으니 부자들이 지갑을 열도록 해야 한다. 나라 전체 부의 80%를 쥐고 있는 부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경제는 돌아가지 않는다. 경제라는 건 돈이 잘 돌아야 하는데, 부자들에게 한번 돈이 들어가면 지갑을 꼭 닫고 열지 않으니 경기침체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소기업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재벌들은 금고에 돈을 쌓아놓고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금고문을 열지 않는다. 그것이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이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정치적 지향에 대한 반발 탓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둘 다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부자나 재벌기업들이 엄살과 투정을 부리고 뻗대고는 있지만 실은 어느때보다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파업이나 사회적 쟁점에 관한 시위들이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이 어느땐데 파업이냐,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면서” 하는 차가운 시선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하철노조나 엘지정유의 파업이 손을 든 것은 이런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우리 사회의 400만의 신용불량자들,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 일용직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인 정규직 월급쟁이들의 파업을 배부른 투정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각박해졌다.

그런데도 부자와 재벌기업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관행으로 저질러졌던 부정이나 불법행위에 대해 언제든지 손을 대면 걸리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손을 놓고 이 정권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돈주머니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그냥 이 정부가 싫다는 데 어쩌겠냐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다 못해 간첩도 자수기간이 있는데 이제까지의 모든 불법적인 관행, 기업의 분식회계, 내부자 거래, 불법상속, 세금포탈 등 과거에 대해서는 이 정부가 절대 손을 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를 누군가 했다. 새로이 저지르는 것에만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자식을 먹이지 못하면 부모 자격이 없다. 경제가 파탄나면 어떤 정부도 버텨낼 수 없다. 농담처럼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신용불량자 400만이 경제활동 인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빚을 몇 해 유예하거나 탕감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면 동의할 만한 일이다. 부자들을 춤추게 할 방안이라면 무엇이라도 찾아야 하지 않나 할 정도로 체감경기가 바닥이기 때문이다.

김선주 sunj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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