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초록마을 | 교육과미래 | 투어 | 쇼핑

통합검색기사검색

한토마

사설·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문화 | 과학 | 만평 | Editorials | 전체기사 | 지난기사

구독신청 | 뉴스레터 보기

편집 2004.07.04(일) 21:53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냐고?


매사에 조심스럽고 모범생인 한 동료는 운전도 얌전히 한다. 그의 차를 타면 갑갑증이 난다. ‘무법자’라는 별명답게 나는 옆에 탄 사람들을 아찔하게 만들기 일쑤다. 신기한 것은 나는 딱지를 떼여본 적이 극히 적지만 모범적 운전자인 동료는 딱지 떼이기 선수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동료들은 상습적인 바람둥이는 아내에게 걸리지 않는데 어쩌다 바람 피운 남편은 꼭 아내에게 들통이 나는 것과 이치가 같다고 분석한다. 말하자면 요령의 문제인데 때와 장소, 상대를 가려서 문제없을 때 하니까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수임용 청탁사건, 전국구 장복심 의원의 후원회비 관련 의혹, 박창달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열린우리당이 보인 행보를 보면 집권여당과 그 주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같다. 그 정도의 것이 문제가 되냐는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교수임용 청탁사건은 전후 사정과 등장인물들을 보면 청탁수준이 아니라 전형적인 권력형 인사압력으로 보인다. 장관 내정자가 차관을 통해 ‘친노 매체’인 한 인터넷사이트 대표의 부인을 대학교수에 임용시켜 달라고 했다는 주장인 것이다. 상대는 참여정부의 문화정책과 인사에 반기를 들어온 맹장 교수다. 그는 청와대에 신고했고, 청와대는 무응답이었고, 내정된 장관은 그대로 임명됐다. 그는 이 사실을 공개했다. 누가 시나리오를 쓴다 해도 이렇게 정교하게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몇번 만나보았을 뿐인 사람이 어떻게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교수 임용을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정 장관과 남편 사이의 친분을 거론한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동채 장관이든 다른 유력한 말못할 인사가 개입되어 있었을 거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반노 매체’인 ‘조중동’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반노 매체’들이 과거에 권력과 얼마나 밀착돼 있었으며 인사와 관련하여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는 들먹이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내 운전솜씨처럼 세련되고 요령이 좋아서 절대 걸리지 않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것은 과거 정부 시절의 이야기다. 상대적으로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참여정부의 문제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고 지지자라면 몸조심 말조심을 해야지, 주변에서 은근히 힘을 과시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것인가. 정책과 관련한 것은 얼마든지 ‘친노’ 노릇을 해도 좋지만 힘을 내비치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 측근비리, 친인척비리가 모두 별거 아닌 사소한 부탁에서 시작해 그것이 힘을 얻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유시민 의원의 발언도 놀랍다. 교수 임용과 관련하여 그 정도의 전화가 없는 경우가 있겠느냐는 말은 황당하다. 대통령이 패가망신을 말했지만 집권 1년6개월 동안 인사청탁으로 패가망신한 사람은 없다. 참여정부에 인사청탁과 압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수임용과 관련하여 숱한 전화와 만남, 거액이 왔다갔다하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

박창달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지리오라는 심정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 한다. 박 의원 정도의 선거법은 모두 위반했다는 고백인데 그렇게 말해도 되는 것인가.

예전 같으면 이야깃거리도 안될 것을 참여정부 들어서 유난히 여론이 혹독하다고 원망할 수도 있다.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똥 묻은 뭣이 겨 묻은 뭐를 흉본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겨도 묻히지 않겠다고 해서 태어난 정부 아닌가. 저희들은 온갖 부패와 부정을 저지르고 우리가 조금 했기로서니… 그런 생각이라면 도덕적 해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 정권에서의 부패비리는 일단 접어두고 자신이 집권한 이후의 문제에 대해 가혹할 만큼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 100만원이 천만원 되고, 그냥 건넨 말이 압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선자금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안된다고 호소했던 대통령이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과거 정부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의 부패는 괜찮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김선주 논설주간 sunjoo@hani.co.kr

|


  • [김선주칼럼] 세금엄살, 너무 심하다...11/07 20:50
  • [김선주칼럼] 북한의 매스게임, 그리고 ‘어떤 나라’...10/10 21:37
  • [김선주칼럼] 찢어진 가족사진의 복원...09/05 19:12
  • [김선주칼럼] 부자들을 춤추게 하라...08/08 18:47
  • [김선주칼럼]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냐고?...07/04 21:53
  • [김선주칼럼] 로그아웃된 세대...06/13 16:35
  • [김선주칼럼] 김혁규 총리내정 옳치 않다 ...05/16 17:57
  • [김선주칼럼] 탄핵철회와 박근혜대표의 리더쉽...04/18 17:23
  • [김선주칼럼] 자업자득의 교훈...03/21 18:18
  • [김선주칼럼] ‘키워줬더니 …’는 이제 그만...02/22 18:37
  • [김선주칼럼] ‘트럭떼기’, 정치개혁 기회다...12/10 19:00
  • [김선주칼럼] 못생긴 여자 쿼터제?...11/14 19:53
  • [김선주칼럼] ‘공상가‘가 직업이 되는 세상 ...09/17 18:59
  • [김선주칼럼] 난 현대자동차를 살거다...08/13 18:29
  • [김선주칼럼] 어른들도 성장해야 한다...06/19 01:13
  • [김선주칼럼] ‘인라인’에 도전하다...05/21 18:22

  • 가장 많이 본 기사

    •  하니 잘하시오
    •  자유토론방 | 청소년토론마당
    •  토론방 제안 | 고발합니다
    •  한겨레투고 | 기사제보

    쇼핑

    한입에 쏘옥~
      유기농 방울토마토!

    바삭바삭 감자스낵!!

    속살탱탱 화이트비엔나소시지~
    딱 1번만 짜는 초록참기름~
    건강한 남성피부 포맨스킨~

    여행

    신개념 여름 배낭의 세계로
    2005 실크로드 역사기행!
    천년의 신비 앙코르왓제국
    전세기타고 북해도로~!

    해외연수/유학

    캐나다 국제학생?!?
    세계문화체험단 모집
    캐나다 대학연계 프로그램
    교환학생 실시간 통신원글

    클릭존

    남성,확실한1시간대로?
    고혈압관리-식약청인정1호
    ◈강남33평아파트 반값입주
    강원도 찰옥수수 9,900원
    [속보]영어가 느리게들렸다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지적재산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Copyright 2006 The Hankyor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