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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12.11(목) 16:35

정책판단의 '황금의 척도'


노무현정부가 사면초가의 형국에 처해 있다. 정부는, 틈만 나면 물어뜯는 보수언론을 비롯한 반대층의 조직적 교란에 그 탓을 돌린다. 권력의 핵심을 감시하는 큰 언론이 아니라 권력의 주변을 까십적으로 할퀴는 작은 언론이 횡행하는 현실이 한심스럽지만 이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 아닌가. 대선 직후 숨죽이던 그들이 왜 저처럼 당당해졌는지 반면교사로 삼으면 그뿐이다. 문제는 새 정부의 출현에 반대했던 계층이 아니라 지지층이 의구심 속에 비판으로 선회하고 있는 사태다. 성직자들의 고행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사업의 강행을 선언함으로써 환경단체를 비롯해 이 문제에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는 많은 시민들을 혼란에 빠트린 것은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다.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위기가 왜 다가왔는가 참여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NEIS사태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듯이 정보인권의 보호라는 핵심은 실종되고 CS냐 NEIS냐 객관식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통에 결과적으로 교총과 전교조 양측으로부터 모두 배척받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노동자에 우호적일 것을 믿었던 전교조를 비롯한 노조측의 실망이 잇따른 행동주의를 부축한다. 대선 당시의 지지층이 오히려 정부에 항의하는 사태에 당황하여 정부는 정부대로 야속하다고 불평한다. 정부와 지지층의 분열에 노후보가 당선되면 이민가겠다고 큰 소리쳤던 반대파들은 안도하며 그 틈새에서 활개친다. 과거의 지지파에만 의존하지 말고 반대파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고 틈만 나면 속삭이다.

참여정부는 그 어떤 정부보다도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고립돼 있다. 한·미·일, 남방 삼각동맹으로부터 일정한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참여정부의 입장에 대해 미국과 일본 정부의 견제가 노골적이다. 이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빛을 감출 필요가 없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에서 대통령이 좀 변한 것처럼 보여도 괜치않다. 외교란 국가이성의 적나라한 충돌장이기 때문이다. 북미협상에 전심하는 ‘북조선’ 또한 남한 정부에 협조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상황은 또 어떤가 현실적으로는 막강한 힘을 지닌 반대파가 웅크리고 있고, 때맞춰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이런 여건들 속에서 새 정부가 지지층을 확대하기 위해 애쓰는 것 또한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지층 플러스 알파여야 한다. 지지층을 잃고 알파를 얻은들 무슨 소용인가

어느 날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고을사람들이 다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공자 가로되, “좋지 않다.” “고을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면 어떻습니까” “좋지 않다. 고을의 착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착하지 않은 자들이 미워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이 말 속에 정책판단의 ‘황금의 척도’가 숨쉰다. 모든 사람들이 미워하는 정책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책 또한 가짜다. 물론 나는 착한 사람은 지지파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반대파라고 못박는 것은 아니다. 개혁의 완수와 자치의 확대를 통해 분단체제를 극복함으로써 한반도,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 평화가 강물처럼 넘치는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 참여정부에 맡겨진 사명이라면 그에 대한 동의 여부가 착하고 착하지 않음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제 문제의 핵심은 정책의 크고 작은 그림들이다. 대통령은 중심을 잡고 구체적 정책들은 적재적소에 발굴, 배치된 인재에 맡겨라. 임기응변보다는 착한 사람들이 믿고 즐거이 동참할 정책을 구축하는 것이 현안이다. 앞에서 거론한 사면초가는 항우의 비극적 파멸을 배경으로 발생한 고사다. 압도적 우위에 있던 항우는 왜 시시한 유방에게 패했는가 워낙 잘난 항우는 인재를 모으는 데 소홀한 반면, 유방은 인재를 발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발탁하면 믿고 맡겼다. 요즘말로 바꾸면 유방의 시스템이 항우의 천재에 승리한 것이다. 새 정부를 탄생시킨 에너지를 시스템으로 구축하여 반대파도 설복할 정책으로 구체화할 때 이 위기는 도리어 좋은 약이 될 것을 믿는다.

최원식/ 인하대 문과대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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