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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0년07월13일18시10분

    한겨레/ 사설·칼럼/ 김효순 칼럼
    [김효순칼럼] 주한미군 감시하기

    연례 행사인 주요8개국 정상회의(G-8)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회동의 개최지로 오키나와가 선정된 것은 재임 중 쌓인 과로와 긴장으로 지난 5월 사망한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정치적 재치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거대한 군사기지인 오키나와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써 평화체제 확립의 중요성을 호소하려는 것이 오부치 전 총리의 의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자국내 `3등국민'으로 전락한 오키나와 사람들의 불만을 달래 주고, 지역간 불균형 발전의 해소를 다짐하는 선전무대로 삼으려는 것도 대내적 고려사항이었을 것이다.

    정상회의 참석차 방일하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7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된 이래 이 섬에 발을 내딛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된다. 미, 일 두 나라의 지도부는 이런 의미를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조율을 해왔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군기지와 관련된 온갖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최근 미 해병대원의 소녀 추행사건이 다시 터졌기 때문이다. 토머스 폴리 주일 미 대사를 비롯해 오키나와 주둔 미 사령관이 서둘러 공식사과했지만, 현지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일미군도 '매향리' 이용

    이유는 간단하다. 냉전이 종식되고 한반도에 모처럼 해빙의 바람이 불고 있어도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에 10만 병력을 전진배치하는 미국의 군사전력에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문정현 신부 등이 나서서 `우리땅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군산 미 공군기지는 월프 팩으로 불린다. 월프 팩의 기지신문 <월프 팩 워리어> 최근호에는 8비행단장 필립 브리드러브 대령의 글이 실려있다.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의 의미를 다룬 이 글은 “50년이 지났지만, 두 가지는 변화가 없다. 위협과 사명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글은 “우리의 사명은 50년간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한가지는 바뀌었다”면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기민해지고, 치명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신이여, 월프 팩의 먹이에 자비를!”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자유세계'를 앞장서 지킨다는 신화로 포장된 이 사명에는 국경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긴밀하게 연결돼있다는 것을 우리는 매향리 사격장문제에서 볼 수 있다. 매향리 사격장을 주로 활용하는 것은 주한 미 공군이지만, 때로는 일본 본토나 오키나와에서 날아오는 미군기들도 훈련에 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매향리 사격장은 미군기가 폭탄투하나 사격훈련을 하면 즉각 훈련의 성과를 알 수 있는 장치가 돼있는데, 아시아에 이런 시설이 돼있는 기지는 몇개 안된다고 한다.

    미 공군의 젊은 조종사들은 기초훈련을 마치고 폭탄투하 모의실험을 되풀이한 후 매향리에서 실탄투하의 기량을 쌓아가는 것이다. 이들이 갈고 닦은 기량이 한반도에서만 사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 기량은 걸프만에서, 중미에서, 동유럽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일 수 있다.

    장래위상·활동에 관심 높여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주한미군문제가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 문제는 크게 보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한미군의 장래위상과 축소문제이다. 남북한과 관련국가들의 이해가 맞서있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남북한 긴장완화가 꾸준히 추진된다면 축소개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다. 두번 째는 주한미군의 치외법권적 행위의 규제문제이다. 주둔군지위협정(소파)의 조속한 개정은 정부의 몫이다.

    세번 째는 장막에 싸여있는 주한미군의 활동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기지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 자치체 시의원들이 96년말 출범시킨 `추적 재일미군'이란 사이트(www.rimpeace.or.jp)에 들어가 보면 일본내 미 공군기의 출격상황, 해군 함정의 입출항 동향, 소음피해나 각종사고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있다. 이런 추적은 노동조합, 시민단체, 자치체 사이에 밀접한 협력이 이뤄져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의 과도한 군사적 대치가 겨레의 경제를 옥죄고 있는 만큼 노동운동, 시민운동 단체들이 이런 쪽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hyo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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