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하니리포터 | 초록마을 | 쇼핑 | 교육 | 여행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IT과학 | 만화만평

전체기사 지난기사

home > 이원섭칼럼

편집 2002.06.06(목) 19:43

| 검색 상세검색

선거는 즐길 수 없나/ 이원섭


황선홍의 멋진 첫골, 유상철의 통쾌한 쐐기골 장면은 보고 또 봐도 전혀 물리지 않는다. 각본 없는 드라마, 축구만이 지닌 마력이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대회 첫승의 숙원을 풀고 새 역사를 쓰던 날, 부산 경기장은 물론 온 나라가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광화문 네거리, 동숭동 대학로 등 전국 방방곡곡에 붉은 물결이 넘실댔다.

1945년 해방 당시 감격의 물결이 아마 이러했을 것이다. 가깝기론 87년 군부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나왔던 6월항쟁 때의 민주화 물결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비장감이 감돌고 간절한 소망에 달떴던 그때와, 기쁨과 환희 16강 기대로 가득 찬 차이말고는 사람의 물결, 군중의 힘이 주는 장엄한 감동과 흥분은 똑 같다. 아이엠에프를 겪으며 찌들었던 마음, 정치권 비리로 치밀던 울화, 응어리져 답답하던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국민들이 이토록 열광하며 한마음 한뜻이 된 적이 언제였던가.

온 국민 하나로 묶은 월드컵

국민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한데 묶은 것은 선수들의 분전이었지만, 그 뒤에 한국 축구의 ‘수호천사’인 ‘붉은 악마’들의 뒷받침이 단단히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노사모’란 자발적 모임이 ‘노풍’을 일으키고 우리 정치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듯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 조직을 만들고 열렬히 응원한 것이 메마른 축구열기에 불을 지피고 마침내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불길의 도화선이 됐다.

약간의 저항이 있기는 했다. 종교적 차원에서 ‘악마’란 말이 거슬린다는 힐난도 받았고, 무엇보다 붉은 색깔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 사회를 오래 짓눌러온 ‘레드 콤플렉스’ 때문이었을 것이다. 붉은색이라면 무조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은, 심지어 노사협상 때 노조쪽 대표들은 왜 꼭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나오느냐고 못마땅해했다. 선입견을 없애고 보면,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격동시키는 것이 바로 붉은 색깔이 지닌 힘이다.

월드컵 대회는 한마당 잔치다. 잔치는 넉넉한 마음으로 맘껏 즐겨야 제격이다. 열정을 쏟아내면서 즐기는 문화에 익숙지 않던 우리에게 월드컵 공동응원은 또다른 자기의 발견이었다. 이런 넘치는 에너지, 역동성, 응집력이 우리 속 어디에 숨어 있었던가 싶다.

잔치는 제대로 즐겨야 한다. 아는 만큼 즐긴다는 말이 맞다. 관심을 쏟는 만큼 참맛을 알게 되고, 그에 따르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아는 만큼 즐기는 것은 월드컵 축구만이 아닐 터이다. 며칠 후면 치를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바로 알면 그에 따른 ‘보상’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축구를 즐기듯이 선거를 즐길 수는 없는 것일까. ‘남의 잔치’에 들러리로 참가할 것이 아니라, 주인의 자격으로 심판관이 돼 경고하고 퇴장을 명하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며 즐거움이 아닌가.

도지사 등 광역 단체장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기초 단체장이나 광역·기초 의원들에 대해서는 너나없이 잘 모른다. 거리에 나붙은 선거벽보를 볼 수도 있겠지만,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만 꼼꼼히 살피더라도 후보 신상에 대해 훨씬 많이 알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수고를 하면 후보의 재산상태나 전과 여부 등에 대해서도 한결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월드컵 축구에 쏟는 열정의 몇십분의 일만 나누면, 괜찮은 후보를 가려내는 데 크게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들러리 아닌 주인 자격으로

관심을 쏟고 열심히 챙기다 보면 나름의 판단 근거가 생긴다.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돈 쓰는 후보는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 돈을 쓰고 당선되면 반드시 그 비용을 뽑으려 할 것이다. 4년 전 뽑은 지역 단체장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비리 혐의로 형사처벌되는 꼴을 다시 볼 수는 없다.

월드컵을 즐기는 높은 수준에 세계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제 정치도 즐기는 수준이 돼야 한다. 우선 지방선거에 반드시 참여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이원섭 논설실장wslee@hani.co.kr
|





하니와 함께

하니 잘하시오
한겨레투고
오늘의 이메일


토론(전체 토론방 목록)

게시판 이용안내
통일·남북교류
북 송금, DJ의 과오
전두환씨 재산
사생활 침해…몰카
동계올림픽…김운용 파문
미사일방어체제
참여정부 개혁과제
NEIS, 교육정책
언론권력·개혁
병역기피·면제
국회의원 나으리
보수를 보수하라!
검찰개혁 파문
주한미군 득과 실
부실공화국 대한민국
이공계 기피 현상
도박? 대박^^ 쪽박ㅠㅠ
집값 부동산 정책
빈익빈 부익부
재벌개혁
연예계 권력과 비리
다단계판매
흡연권? 혐연권!
종교집단 종교권력
외모·인종 차별
이혼·가정폭력
사주팔자명리 진검승부
아름다운 세상·사람
캠페인 : 지역감정 고발

정보통신 포럼

해외뉴스 포럼

축구, 나도한마디

내가 쓰는 여행기

독자추천 좋은책

코리안 네트워크

토론기상도

오늘의 논객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쇼핑 한겨레
  • [경매]선풍기 특별경매
  • [화장품]메이크업히트상품
  • [도서]나무-베르베르신작
  • [음반]새로나온 앨범
  • [해외쇼핑]speedy 균일가
  • [명품관]중고명품관 오픈
  • [스포츠]나이키아쿠아삭
  • [골프]DOOZO할인전40%
  • [패션의류]사랑방손님
  • [면세점]스페셜가전모음

  •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The Hankyoreh copyright(c) 2006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