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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문제냐 제도문제냐


최근 잇따라 터진 각종 `게이트'에는 우리 사회의 온갖 비리와 구조적 모순이 농축돼 있다. 벤처기업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린 사이비 기업인들과 정치 브로커인 로비스트가 등장하고, 각종 연줄을 동원해 권력층에 줄을 대는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권력기관인 검찰 국정원 경찰 정치인 심지어 청와대 측근들까지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권력기관에 맞먹는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언론도 빠지지 않는다. 소위 끝발이 있다는 곳은 모두 망라된 셈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들이 끼리끼리 해먹었다는 생각 때문일 터이다. 아이엠에프 이후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언젠가는 대통령 말대로 윗목에도 훈기가 돌리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날이 언제가 될지 감감하다. 더욱 화나는 것은 아랫목을 독차지한 일부 사람들은 절절 끓어 주체를 못하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구들장이 잘못 놓였는지 윗목으로 밀려난 자신에게는 한기만 느껴지니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창구만 달라진 부패 관행*

사람의 문제, 즉 의식 개혁의 문제와 제도화 문제는 항시 부닥치는 명제다. 어느 것이 더 근본적 처방이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터이다. 제도화와 사람 문제가 서로 긍정적 영향을 끼쳐 상승작용을 한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을 늘 그렇지 못하다.

부정부패가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도화와 사람문제를 놓고 굳이 비중과 선후를 가리라면, 필자는 제도화쪽에 손을 들겠다. 지금처럼 권력형 비리사건이 터지고 부패 척결 문제가 불거지면 사람 문제가 우선적으로 도마에 오른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역시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쪽으로 흘러간다. 감정적으로도 훨씬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일 수가 없다. 보는 사람에 따라 능력이나 청렴도 등이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더욱이 인물 평가가 소수 집단의 `폐쇄회로' 속에서 이뤄지면 그 편차가 더욱 커진다.

역대 정권치고 부패척결을 부르짖지 않은 정권이 있었던가.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었지만 잘못된 관행은 바뀌지 않았다. 창구만 달라졌을 뿐이다. 부정부패 척결 문제로 한바탕 소란을 떨다보면 어느새 다른 잇슈가 터져나와 먼저번 문제는 이내 흐지부지 묻혀 버리곤 한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끝까지 챙기겠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다. 한때의 `푸닥거리'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적 조처가 필요하다. 임기가 끝나가는 김대중 대통령이기에 부정부패를 척결할 획기적인 틀을 마련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기회마저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의 의식과 관행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는데, 의식을 정착시키려면 제도화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폭풍이 휘몰아쳐도 힘을 가진 기관은 일시적 곤경만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자신의 기득권을 침해하거나 제약하는 제도화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반대한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대폭적으로 확대하거나 특검제를 상설화하는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검은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하는 각종 법적 장치들도 좀처럼 추진되지 않는다. 일단 제도화가 되면 다시는 `물 좋던' 옛날로 돌아가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긴장감 불어넣어야*

우리 사회에서 범죄와 관행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탓에 연줄을 동원한 청탁 등은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평소에는 별 죄의식을 갖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되면 도덕적 해이로 지탄받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편인데 잘 봐주겠지' 하는 마음이 앞서면 관행을 넘어서는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도 경계하거나 조심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권력이 분산돼 건강한 긴장감이 돌아야 자신은 물론 주변 관리도 깨끗이 하게 된다.

뭇 사람의 부러움을 받으며 잘 나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파렴치범으로 전락해 손가락질을 받는 사회는 분명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이원섭 논설실장 w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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