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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위한 '덕담'


월드컵 축구대회의 열기와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로 이어질 정치열기로 올 한해는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살림살이는 어려운데 온갖 `게이트'가 난무해 답답하고 짜증스럽던 국민들에게 한줄기 시원함을 안겨줄 것 같아 다행스럽다. 월드컵 축구로 국민들의 신바람과 나라사랑이 샘솟고,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신뢰받는 정치가 자리잡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또 그것이 활력소가 되고 자신감이 돼 경제 회생에 보탬이 된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새해 온갖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남북관계 진전이 좀처럼 언급되지 않고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올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탓인지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다. 지난해 벽두에 그렸던 온갖 청사진들이 하나같이 퇴색한 마당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 여부야말로 민족의 앞날을 좌우하는 기본 변수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마실 물이 넉넉할 때는 고마운 줄 모르듯이, 남북관계도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는 분단 현실과 평화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다. 그런 뜻에서 보면, 지난해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머물렀지만 대결국면으로 치닫지 않은 것만 해도 그동안의 성과가 쌓인 결과로 해석하기에 지나치지는 않을 터이다.

*평화투자 비용과 물 값*

높은 산에 올라 목이 탈 때는 물 한 모금이 그리 값지지만, 평상시에는 물 값을 따로 지불하는 것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정치적 수사'가 언어의 마술을 부려 `퍼주기'의 대명사로 폄하된 금강산 관광사업이 대표적 보기다. 금강산 관광이 단순히 북녘에 있는 민족의 명산을 오르고 구경하는 의미 이상의 뜻을 지녔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바로 남북을 가로막은 장벽을 뱃길로나마 뚫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총칼로 대화했던' 남북이 문자 그대로 `말로 대화한' 것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금강산 관광사업을 손익의 잣대로만 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현대그룹의 몰락이 직접적 원인이 됐고 `정경 분리'를 내세우며 발뺌한 정부의 `무책임'이 이를 부채질했다. 북한의 비협조와 수지타산을 도외시한 무모한 사업계획 탓도 있지만, 시작할 때 몰랐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다.

평화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이 실종되면 남북문제는 설 자리가 수 없어진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첨단무기 구입비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면서, 그에 앞서는 평화관리 비용을 가외 지출로 치부하는 것은 분단 현실을 망각한 비현실적 접근이다.

올해는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이다. 많은 사람들이 김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하고 김 대통령 자신도 이 말을 되뇌인다. 그 말이 지닌 정치적 함의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남북 화해가 김 대통령이 물러나면 끝나는 한시적 정책인가.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 남북문제 아닌가. 그렇다면 정권의 진퇴와 관계없이 화해 협력 기조를 다지는 작업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상호 신뢰로 외부간섭 줄여야*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패권 의도를 숨기지 않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정책으로 크게 비틀렸지만,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민족의 장래에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속도 조절론' 따위에 흔들리지 말고 외부의 견제와 간섭이 덜할 때 멀찌감치 나갔어야 했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나쁠수록 민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한쪽이 움츠리면 다른 쪽도 힘이 빠진다. 북한은 남쪽의 진의를 의심하지 말고 남한은 북쪽을 몰아치지 말아 서로 빠져나갈 길을 터주고 명분을 살려줘야 한다. 북쪽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약속 등을 지켜야 하듯이, 남쪽도 전력 지원 등 북에 약속했던 사항들을 실천하는 것이 상호 신뢰를 쌓고 외세의 개입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길이다.

지난해 뱀처럼 꼬였던 남북관계가 올해엔 모두 풀려서 말처럼 힘차게 내닫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원섭칼럼> 논설실장w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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