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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과 발상의 전환


개인이든 조직이든 잘 나갈 때는 발상의 전환이 어렵다. 상황이 좋을 때는 눈앞에 떡이 어른거려 좀처럼 기득권을 버리거나 관행을 고칠 생각을 않는다. 위기에 처해 앞날이 불투명할 때 `특단의 대책'을 모색하게 되고 이를 실천할 용기도 생긴다.

역사 발전에 기여한 진전된 제도는 대체로 이런 막다른 상황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근한 예로, `체육관 선거'에서 지금의 대통령 직선제를 몰고온 1987년 `6.29 선언'만 해도 집권세력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나왔다. 비록 나중에 국민을 기만한 `속이구 선언'이었다는 비아냥을 듣기는 했지만, 정치사적 의미를 온통 부정할 필요는 없다.

민주당의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조세형)가 대통령 후보 선출에 일반 국민을 참여시키는 이른바 `국민 참여 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식 예비선거 제도와 비슷한 방식이다. 또 이제까지 `제왕적 총재'의 전유물이었던 각종 공직 후보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상향식 공천 원칙과 함께 총재직 폐지 등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최근 잇딴 악재로 당 인기와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고, 김대중 대통령마저 총재직을 사퇴한 뒤 홀로서기를 해야 할 민주당으로선 특단의 대책이 절실해졌다. 현재 상태론,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절박한 상황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획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듯하다. 민주당이 이런 쇄신안을 공식 인준한다면, 우리 정치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게 틀림없다.

*국민참여 예비선거제 주목*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선거 때는 어쩔 수 없이 유력 정당의 후보 가운데서 택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면서도, 그동안 국민과 정당은 각기 따로 논 것이 사실이다. `그들만의 정치'에 국민은 늘 들러리 신세였다. 그 결과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를 경원하면서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냉소하고 비하했다.

물론 이처럼 된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정당은 허울 뿐이었고 특정 인물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해 왔다. 현존하는 정당 중 자민련이 가장 역사가 깊다는 웃지못할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허물기도 잘하고 뚝딱뚝딱 짓기도 잘한다.

생사여탈권을 쥔 보스에게 충성을 다해야 정치적 장래가 보장되고, 그런 풍토가 굳어지다보니 1인 보스지배 구조는 더욱 고착됐다. 3김씨가 그토록 오랜 세월 정치권을 주름잡은 것도 그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배타적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봐주더라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 정당이 나라를 세 조각낸 기형적인 `지역당' 구조도 기실 여기서 연유한다.

*한나라당도 동반개혁해야*

민주당이 특대위 쇄신안을 확정해 낡은 정치판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력한 대선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총론에는 합의하더라도 각론에서 이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정치 쇼'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수렴하는 개혁안을 실행에 옮길 경우 그 파장은 쉬 가늠하기 어렵다. 잘하면 한바탕 축제처럼 벌어지는 예비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촉발해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떨어지는 당 후보의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되면 한나라당도 지금처럼 현실에 안주해 감 떨어지기만 기다릴 수는 없게 된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안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야가 경쟁하듯이 민주적 제도를 도입한다면 연쇄반응을 일으켜 우리 선거풍토와 정당 체질을 혁파할 수 있다. 국민이 참여하는 예비선거제가 생소한 정치실험이고 선거법상 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큰 방향이 결정되면 이를 헤쳐나갈 방도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우리 정치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보스정치, 지역정당 등 구각을 탈피하는 첫걸음으로서 민주당의 개혁 시동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원섭 논설실장w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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