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집 2001.11.22(목) 21:14
기사검색
.

  여론칼럼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정보통신 | 만화만평

HOME

.

하니와 함께

오늘의 이메일
뉴스 브리핑
하니 잘하시오
기사에대한의견
한겨레투고

토론

토론기상도
오늘의논객
주제별토론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전체기사
주요기사
지난기사
기획연재

광고안내
사이트맵
신문구독

. home > 여론칼럼 > 이원섭칼럼

더 커진 '미국변수'


홍순영 통일부장관이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6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이 책임을 남쪽 수석대표 탓으로 돌리며 연일 공격하고, 여당인 민주당의 눈길도 그리 곱지 않은 터에, 사사건건 대북정책을 비난해온 한나라당으로부터 잘했다는 칭찬을 들으니 내심 곤혹스러울 것이다. 회담에서 수석대표의 언행도 분위기를 좌우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의 기본 전략일 텐데, 이렇듯 문제를 `개인화'하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바람직하지 않다.

어렵게 열린 장관급회담이 결렬된 주된 이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회담이 깨진 뒤 홍 수석대표를 집중 비난하던 북한은 며칠이 지난 뒤 속내를 드러내는 주목할만한 논평을 냈다. 남쪽의 비상경계 조처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해, 그동안 직설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던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었다.

북한은 특히 미공군 비행대대의 한반도 증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안보를 책임진 군부쪽 입김이 커질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북한 군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지만, 최소한 김 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권력집단 안의 논쟁에서 협상파를 압도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들은 비무장지대를 뚫고 지나가야 하는 경의선 연결이나 금강산 육로관광 등에 줄곧 반대해 왔을 것이다. 북쪽 회담대표가 이런 미묘한 상황을 시사했다는 대목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또한 `협상전술'로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졌음은 분명하다.

북한 안보불안감 가중

오랫 동안 미국의 압박에 짓눌려온 북한이 최근 정세에 불안감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미국이 겉으로는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 문은 미국이 대화재개 조건으로 내건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 문제를 의제로 받아들일 경우에 한하는 것임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나 잭 프리처드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는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과 거래한 전력을 상기시키며 이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테러편에 설 것인지, 미국편에 설 것인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언명과 함께 직접적 압박으로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한 고비를 넘기는 듯 하자 `다음번 차례는 이라크'라느니 `차제에 테러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느니 하는 강경론이 흘러 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다. 존 볼튼 국무부 차관이 북한의 생물무기 위협까지 거론하면서 중압감은 더 커졌다.

북한은 한번 밀리면 미국 주도로 재편되는 구도에 속절없이 휘말릴 것이란 우려를 갖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이런 전방위 압박에 대처하는 방법은 남쪽과 더욱 밀착해 남북대화를 진전시키거나,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발해 국면전환을 꾀하는 방안이 있을 터인데, 우리의 바람과 달리 북한은 후자쪽을 택한 것 같다. 남쪽의 보수적 여론과 이에 밀려 전력지원이나 금강산 대금지불 등에 소극적인 김대중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냉각기 거쳐 특사 활용해야

`테러지원국' 멍에로 외교적 고립과 함께 국제금융기구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절박한 안보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경제난을 극복해 체제안정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다. 그 문을 미국이 열어주기를 고대하는데, 부시 행정부의 고압적 태도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당분간 남북관계는 냉각기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부에서 주장하듯, `급한 것은 북쪽이니까 저쪽이 굽히고 들어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남북문제를 풀 수 없다. 일정한 냉각기를 가진 뒤 대북특사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북 쌀 지원은 다른 현안과 연계하지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도층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원섭 칼럼/ 논설실장wslee@hani.co.kr












↑ 맨위로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정보통신 | 만화만평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