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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2.08.22(목)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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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비리와 확률/ 정연주


잠시 확률의 세계로 가보자. 정육각형 주사위를 한번 던져 1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이다. 그런데 주사위를 한번 던져 1과 2가 동시에 나올 수는 없다. 이런 경우를 ‘배반사건’이라 부른다. 이와는 다른 ‘독립사건’이라는 것이 있다. 주사위를 두 번 던져, 처음에 1이 나오고 두번째 또 1이 나오는 확률을 구하는 경우다. 이때 확률계산은 ‘곱셈정리’라 하여 두 확률을 곱하면 된다. 그래서 주사위를 두 번 던져 둘 다 1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 곱하기 6분의 1, 즉 36분의 1이 된다.

확률 100억분의 1

요즘 한창 정치적 사회적 문제로 들끓고 있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큰아들 정연씨 병역문제를 확률로 한번 접근해 보자. 정연씨의 병적기록표에 등장하는 잘못된 표기가 무려 1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본인의 한자 이름은 물론 남동생, 여동생의 이름도 틀리고, 주민등록번호도 틀리고, 사진도 없고, 철인도 없고, 종로구청 병사계 담당자의 직인은 있으나 본인은 자기 필체가 아니라고 하고, 제2국민역 처분일자가 면제판정일보다 하루 앞서고 …. 잘못된 기록이 많게는 35개라는 지적도 있다.

이 한개 한개의 잘못된 기록들은 ‘독립사건’이다. 따라서 이 잘못들이 동시에 일어날 확률을 구하려면 곱셈정리를 적용하면 된다. 그런데 일반 병적기록부에 ‘하나의 잘못이 기록되는 확률’이 얼마인지 모른다. 대한민국 국방관련 서류가 막말로 개판이어서 ‘모두’가 엉터리라면 ‘잘못기록 확률’은 1이다. 그러나 신성한 국방의무와 관련된데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잘못 기록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면 확률은 영에 가깝다. 일단 이 두 극단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람사는 세상이니 실수도 있다고 치고, 그 중간쯤, 가령 10명 가운데 한 명꼴로 병적기록부에 한가지 잘못된 기록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확률을 추정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무작위로 병적기록부 1천개 정도를 뽑아 그 가운데 잘못된 기록을 잡아 내면 잘못기록의 확률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런 가정 아래 정연씨 병적기록부의 잘못된 기록들이 동시에 나올 확률을 계산해 보자. 앞에서 얘기한 대로 각각의 잘못된 기록들은 ‘독립사건’이기 때문에 곱셈정리를 적용하면 된다. 따라서 본인 이름이 틀릴 확률 10분의 1, 주민등록번호 틀릴 확률 10분의 1이니, 이 두가지가 동시에 발생할 확률은 100분의 1이다. 그리고 잘못된 기록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10분의 1을 곱하게 되고, 그 경우가 모두 10개면 10분의 1을 열번 곱하면 된다. 그 확률은 분모에 0이 10개나 되는 100억 분의 1이다. 잘못된 기록이 하나 더 늘면 1천억 분의 1이다.

게다가 정연씨의 동생 수연씨 병적기록부에도 한자와 한글 이름이 모두 틀리고, 호주 성명이 조부로 되어 있고, 부모 이름 대신 백부와 백모의 이름이 적혀 있는 등 잘못된 기록이 한둘이 아니다. 두 아들이 동시에 병역면제를 받았으니, 이 또한 ‘독립사건’이므로 정연·수연 형제의 병적기록부에 그렇게 많은 잘못이 동시에 나올 확룰은 거의 0에 수렴한다.

거짓 덩어리의 현실세계

확률의 세계, 과학의 세계에서 보면 정연·수연 두 형제의 병적기록부는, 이해찬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소동과 관계없이, 실현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수수께끼 덩어리다. 누군가는 두 형제의 병적기록부를 누더기, 걸레라 불렀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는 모순과 역설, 거짓의 덩어리가 아닌가. “정연씨 몸무게가 60㎏ 이상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차남 수연씨 병적기록표 가족란에 백부와 백모 이름을 쓴 것도 당시 대법관인 이 후보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5년 전 폭로한 당사자가 바로 서청원 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다. 자민련 대변인을 맡았던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현재 ‘김대업 정치공작’진상조사단 일원)의 5년 전 발언은 더욱 가관이다. “자식이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방치해 부모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사람에게 국민을 맡길 수 없다. 이 후보는 무조건 대선후보를 사퇴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오마이뉴스> 참조 바람)

현역 3년을 꼬박 때우는 힘 없고 ‘빽’ 없는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 방위로 때우는 사람은 ‘장군의 아들’,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은 병적기록부의 확률세계와 거짓 덩어리의 난장판 같은 현실세계를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까.

정연주 논설주간 jung4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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