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집 2002.04.04(목) 17:52
기사검색
.

  여론칼럼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정보통신 | 만화만평

HOME

.

하니와 함께

오늘의 이메일
뉴스 브리핑
하니 잘하시오
기사에대한의견
한겨레투고

토론

토론기상도
오늘의논객
주제별토론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전체기사
주요기사
지난기사
기획연재

광고안내
사이트맵
신문구독

. home > 여론칼럼 > 정연주칼럼

폭풍의 언덕/ 정연주


가까운 미국 역사에서 재선에 실패한 단임 대통령이 적지 않다.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대통령이 모두 그랬다. 1994년 중간선거 때는 공화당이 압승을 거둬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되었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대통령과 의회 지배권이 이처럼 손바닥 뒤집어지듯 쉽게 바뀌는 현상을 `리모콘 심리'로 설명하려 했다. 리모콘이 나오기 전에는 채널을 바꾸려면 일일이 텔레비전으로 다가가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야 했는데, 리모콘 등장 뒤에는 원 터치로 파도를 타듯 이 채널, 저 채널을 옮겨 다니며 보고 싶은 프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리모콘으로 쉽게 채널을 바꾸는 그런 심리가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쉽게 갈아치운다는게 <뉴욕타임스> 칼럼의 재미를 섞은 설명이었다.

정치태풍의 눈

지난 몇 주동안의 각종 여론조사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지지도가 수직상승한 것을 보여줬다. `리모콘 심리'와도 확연히 다른 요인들이 있었을 터이고, 여러 설명도 가능할 것이다. 신선도가 떨어진 `대세론 후보들'에 대한 식상함, 호화빌라와 미국원정출산 시비 등으로 인한 이회창 후보의 추락, 이와 맞닿아 있는 개혁·변화에 대한 열망, 국민경선제라는 열린 정치를 통해 이뤄진 제주·광주 등 잇딴 대반전의 드라마, 광주학살과 80년대의 고통을 온 몸으로 겪은, 그러나 그뒤 정치적 불신·좌절·냉소에 빠졌던 386·486 세대의 뜨거운 복귀, 수구 기득권의 상징인 족벌신문들과 정면으로 맞선 노무현 후보의 존재 등...불과 한달 전부터 불기 시작한 정치폭풍의 요인들이다.

대변화의 씨앗들은 지면 아래서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으며 지상으로 분출될 기회와 계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용암을 넓게 깊게 번지게 한 중요한 수단과 운반체는 인터넷 망이었다. 인터넷의 엄청난 폭발력은 2002년 3월 한국에 휘몰아친 `정치태풍의 눈'이었다. 지난 대선이 있었던 97년 160만명에 불과했던 인터넷 이용자가 불과 4년이 지난 지난해 말 2400만명에 이르는, 빅뱅같은 폭발세를 보였다. 전체 국민의 56.6%가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만도 지난 3월말 현재 830만명에 이르렀다. 우리가 제대로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한국 사회는 이처럼 무섭게 변화해왔다.

그런데 아직도 이러한 변화가 휘몰아 오는 시대의 큰 흐름과, 변화의 크기나 속도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과거의 틀에 갇혀 칙칙한 낡은 레코드를 틀어댄다.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을 이으려 한다” “좌파정책이다” “과격하다” “급진적이다” “장인이 부역을 했다” ...포악했던 군부독재 시절 수없이 들었던 추악한 마녀사냥의 주술들이다. 무한의 정보가 광속도로 움직이는 이 격변의 시대에 이런 낡은 주술을 흥얼거리다니. 아마도 그것 외에는 달리 승부수가 없기에 절망감에서 나온 몸부림이 아니겠는가. 이런 마녀사냥에 조선·동아일보까지 가세하여 이를 확대재생산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걸 `보-혁 구도'라고 그럴듯한 이름까지 갖다 부친다. 어찌 일방적으로 빨간색을 덫칠하는 더러운 게임이 `건강한 보수와 합리적인 혁신'의 대결구도란 말인가. 그것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에 깊이 묻혔어야 하는 50년대의 매카시즘일 뿐인 것을.

추악한 마녀사냥의 주술들

색깔론에 매달려 거기에 승부를 거는 이들에게 지금 `흥행대박'을 터트리는 국민경선이 재미있을 턱이 없다. 수구 기득권이 지금껏 누려온 기본틀 자체가 뒤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선거가 무섭다'느니 `겁난다'느니 그런다(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젊은 주인공들은 다르다. 선거가 무섭기는 커녕, 겁나기는 커녕, “서른 중반이 넘은 나이, 산전수전 다 겪고 불혹의 나이가 다 돼서 내가 울 일이 있을까. 그런데 매일...컴퓨터 키보드에 눈물을 뚝뚝 떨어트린다”(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따스한 바람'의 글). 희망 때문이란다. 그래서 냉소와 무관심을 벗어던졌단다. 거대한 변화의 시대, 그 주인공인 인테넷 세대가 지금 한국 정치의 폭풍 한 가운데 서있다.

정연주 논설주간jung46@hani.co.kr












↑ 맨위로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정보통신 | 만화만평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