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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명과 미국/ 정연주


미국 정부는 한국의 대선후보들이 워싱턴을 방문할 때 미국 관리중 누구와 만나도록 허용할 것인가로 고민해왔다. `미국 지지'를 과시하고 싶은 사대주의적인 한국 후보들은 가능한 한 `높은 관리'를 만나기 원했고, 그래서 미국 정부는 그 `높은 관리'의 한계를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했다. 어느 한 후보에게 확연히 다른 대접을 하면 그것은 미국 정부가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선호하는 것을 선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미국 정부는 다른 나라에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식적'으로는 “그 나라 선거와 국내정치에 영향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던 것이다.

한국의 대선을 석달 앞둔 1997년 9월,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대선후보들이 워싱턴에 와봐야 국무부 차관보 이상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미국 정부 뜻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넌지시 전했다. 누구도 차별대우하지 않고, 와 봤자 차관보 이상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었다.

노골적으로 `이회창 지지' 밝힌 미국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여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을 만났다. 97년을 포함한 과거에 견주어 보면 비교가 안될 정도의 `파격'이다. 아니, 단순한 `파격' 정도가 아니라 미국이 노골적으로 `이회창 지지'를 밝힌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미국 정부는 이회창 총재가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이고, 그의 대북관과 강경보수 성향이 부시 대통령의 입맛에 맞고, 또한 미국 말을 고분고분 잘 듣지 않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반미적'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파격'을 넘어선 `노골적 지지'의 신호를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총재는 이런 분위기에 답이라도 하듯 미국에 도착한뒤 햇볕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반대하는 등 부시 주변 강경매파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말을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부시의 `악의 축' 발언이 나왔다.

그것은 부시 행정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10조 원에 이르는 한국군 현대화 계획에서 미국이 팔아 먹고 싶은 무기가 어디 한 둘인가. 그리고 `악의 축'인 북한을 윽박지르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장하고, 그래서 냉전이후 최대의 국방비도 마련하고, 미사일방어체제도 밀어부치고,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동반자가 있다면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김용갑, 정형근 의원 등이 있는 한나라당의 총재이자 그 자신 보수강경파임을 워싱턴에서 맘껏 뽐낸 이회창 총재가 바로 그들이 원한 인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면 `부시-고이즈미-이회창'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보수강경의 축'이 형성될 터다. 그러면 북한을 몰아세우는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고, 여차하면 한반도에서 한 판을 벌여 꺼져가는 일본 경제도 회생시키고, 미국 무기도 더 많이 팔아 먹고...

부시-고이즈미-이회창의 강경축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력 사용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생각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보고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미국은 9.11 테러가 미국에 `무제한의 사냥 허가증'(뉴욕타임스 표현)을 주기라도 한 것처럼 군사력 사용에 거침이 없다. 세계를 `선과 악의 축'으로 나누고는, 상대가 `악의 축'이면 가만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필요하면 언제든 군사적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하고 독선적인 일방주의인가.

미국이 애써 중립을 지키기 위해 대선 후보대접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고민했던 과거 `전통'은 간데없이 노골적으로 `이회창 지지'를 보여준 배경도 9.11 이후 미국의 이러한 일방주의와 잇닿아 있다. 그런 일방주의 덕으로 미국에서 `파격적 환대'를 받고는 이에 매우 흡족해하는 이 땅의 `정치지도자들'을 보면서 민족적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소름이 끼치고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부시-고이즈미-이회창의 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연주/ 논설주간jung4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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