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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시각 2000년02월22일19시09분 KST

    [김근칼럼] 한나라당의 대변란

    지금 진행되는 한나라당의 내분은 마침내 신당을 탄생시키고야 말 것으로 보인다. 신당을 논의하는 내용은 갈수록 구체화되고 깊어지고 있는데, 그것은 신당을 출현시킬 객관적인 조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보아오듯,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총선거는 정치를 역동화시키고 정치권에 내재된 문제를 일거에 드러내 폭발시키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러하여, 4월 총선을 앞두고는 정치권 안에 담겨 있던 모순들이 더이상 견디지 못해 파열음을 내며 터져나오는 중이다. 언제나 사물 내부에 도사린 모순은 조건과 계기가 주어지면 폭발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는 강한 외부적 충격이 정치권에 가해지면서 그러한 모순들이 조만간 폭발하도록 예정되었던 셈이기도 할 것이다.

    폭발하는 내부모순

    어느 정치사회에서나 거기에서 생기는 사건들은 그 정치사회의 수준과 역량을 유감없이 표현해 준다. 왜냐하면 그 사건들은 내부에 잠재해 있던 정치적 모순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이므로, 그 정치의 내용을 내외에 거짓없이 과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내분은 그런 점에서 우리 야당의 문제를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면서 아울러 열등한 우리 정치수준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 된다. 마치 활화산 내부에 준비되어 있던 마그마가 일시에 분출하듯, 한나라당의 내분은 불과 며칠만에 격렬한 양상으로 커지고 있다. 그 만큼 한나라당이 품고 있던 모순은 더이상 눌러두기 어려운, 폭발의 임계점에 이른 상태였다고 볼 것이다. 원내 제일당인 유일 야당이 어찌해서 그토록 쉽사리 대변란에 휩싸일 수 있을까 싶지만, 그것이 바로 낙후된 한국적 정치현실이다. 낙천자들이 신당 창당을 도모하여 뚜렷한 명분없이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현상, 그것이 바로 숨길 수 없는 우리 정치의 현실인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념적 동질성 없이 온갖 정치세력이 한 데 모인 혼합정당이다. 여당도 일정부분 그런 경향이 있지만, 한나라당은 태생부터가 그렇다. 정당이 뚜렷한 이데올로기적 지향을 지녀 마땅하고, 그 기반 위에서 사회 일부의 경제·사회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이라면, 한나라당은 그러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안에는 지난 수십년 군사정치를 지탱했던 세력을 중심으로, 야당 출신인 민주계, 소수의 재야출신 등이 혼재해 있다. 이런 정당이 공고한 이념적 중심을 세울 수 없음은 분명한 일이다. 한나라당의 전신은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이다. 그 당은 독자적으로 정권유지가 어려워진 기득권 세력이 지역연합을 바탕으로 당시의 야당인 민주계와 공화계를 끌어들여 만든 정당이다. 민자당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으로 이름만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 당은 권력을 잃어 야당이 된 뒤에도 내부모순을 잠재우며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탄생 때부터 지닌 지역적 배경 때문일 것이다.

    유권자가 시킨 일

    4월 총선을 앞두고 터져나온 유권자와 시민단체의 정치개혁 운동은 여야 정당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그가운데서도 모순의 정도가 심한 한나라당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한 주류는 옛 세력을 어느 만큼이라도 거세하지 않고는 총선에 나서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와 함께 그 운동을 역이용하여 자신의 입지를 튼튼히 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여건과 욕심이 비주류를 자극하는 공천결과로 나타났고, 그것이 내분을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의 한나라당 내분은, 시민단체가 정치개혁 운동을 벌이면서 만든 일이다. 여기에서 이번 한나라당 내분의 본질적인 의미를 짚을 수 있다. 오늘의 정치혼란과 무능은 기본적으로 지역주의를 배경으로 하는 정당들이 정당의 본질적 기능을 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정당들이 다시 개편되지 않고는 정치는 정상화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정치의 기능회복을 갈구하고 있고, 그 유권자들의 힘이 과도기적으로 한나라당의 내분과 신당창당을 재촉하고 있다. 논설주간k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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