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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3.01.19(일)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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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호씨의 죽음 /홍세화


나이 쉰을 넘긴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에서 ‘분신’이라는 극한적 항거 행위가 사라졌다고 믿었던 시기에, 더욱이 수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씨의 대통령 당선으로 개혁과 변화의 희망을 말하고 새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는 시기에, 한 늙은 노동자가 외로이 죽음의 길을 택한 것이다. 아내와 두 딸을 이 세상에 남겨둔 채, 마치 이 나라에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려는 듯이.

실제로 이 나라에는 두 개의 세계가 따로 존재한다. 하나의 세계에서 벌어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절망과 굴종은 다른 세계 사람들의 희망과 기대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 듯하다. 이 시대 노사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듯 1200명에 이르는 정리해고, 파업 이후 해고자 18명·징계 89명, 급여 가압류, 재산 가압류를 자랑하는 두산중공업의 노동탄압이 불러온 죽음에 대해 다른 세계는 개혁과 변화를 위해 무척 바쁜 듯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무엇을 위한 개혁과 변화이고 또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은데, 노당선자는 미국과 자본을 향해 자신의 개혁과 변화가 ‘위험’하지 않음을 홍보하기 위해 바쁜 듯하고, 인수위는 ‘정책을 인수하기 위해’ 바쁜 듯하고, 김대중 정부는 떠날 준비로 바쁜 듯하고, 특히 노동운동을 했다는 노동부 장관은 노동부 장관이 되기 위해 노동운동을 했음을 마지막까지 확인시켜주기 위해 바쁜 듯하다.

덜 바빠서인가, 분신자살 8일 만에 한나라당이 정부와 당선자 쪽에 두산중공업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성명을 냈다. 물론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불법이라니, 가진 자의 법이 아닌가”고 외친 배달호씨에게 화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도 두산 재벌은 앵무새처럼 ‘법과 원칙’을 되뇌고 있는데, 그 ‘법과 원칙’을 적극 ‘보수’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반응은 그러니까 그들의 눈에 ‘노동 친화적’인 디제이 정부와 ‘친노동적’인 노무현 당선자 쪽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 친화적’, ‘친노동적’이라 …, 그 눈은 다른 세계 사람들의 것인 게 분명하다.

‘노동 친화적’인 디제이 정권 아래 구속된 노동자들의 수는 와이에스 정권 때보다 40% 증가했다. 아이엠에프 위기극복이라는 현 정권의 ‘공적’은 재벌개혁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의 대가를 치른 것이다. 공기업 한국중공업이 사기업 두산중공업으로 탈바꿈한 예가 보여주듯 디제이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재벌을 개혁하는 대신 재벌의 배를 더욱 불려주었고,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신 노동자들에게 눈물을 강요했다. 구속, 해고 등 전통적인 노동탄압 이외에 손배소와 가압류라는 신종 노동탄압 무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솔선수범했다. 필수공익 사업장은 ‘공익’이라면서 가혹한 구조조정이 따르는 사기업화에 박차를 가했고, 이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에겐 직권중재란 칼을 들이댔다. 발전파업, 병원파업 등 모든 파업은 그들이 정한 ‘법과 원칙’에 따라 언제나 불법이었다. 디제이 정부의 이러한 노동정책이 부른 노동자 구속, 해고와 징계, 그리고 총 1600억원에 이르는 손배와 가압류에 재계는 물론, 여야·주류언론, 그리고 가톨릭교회는 모두 한쪽 세계에 속해 있음을 과시했다.

한 세계의 절망과 분노는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와 20 대 80의 고착 때문만이 아니다. 지독한 불평등 위에 굴종까지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호씨는 그러한 굴종 대신 차라리 죽음을 택했다.

“해고자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그는 “미안합니다”로 유서를 끝맺고 있다. 미안하다니 누가 누구에게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빌 뿐 할말이 없다.

홍세화 기획위원 hong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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