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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0년12월03일19시43분

    한겨레/ 사설·칼럼/ 강만길의 역사칼럼
    [강만길칼럼] 연합제와 연방제

    1972년에 한반도의 남북 두 정부 사이에 `7·4 공동성명'이 합의되었을 때는 독일이 흡수통일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성명이 평화적, 자주적, 민족 대단결에 의한 통일을 말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이 흡수통일된 뒤 1992년에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교환된 것은 남북 두 정부가 독일과 같은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흡수통일이 아닌 평화통일 방법으로 남은 연합제안을 북은 연방제안을 고수해 왔다.

    이들 두 통일방안은 계속 합의점을 구하지 못한 채 평행선상을 달릴 뿐이었다. 북에서는 남쪽이 제시한 연합제안을 통일하지 않으려는 방안이라 간주했고, 남에서는 북의 연방제안을 적화통일방안이라 간주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과 연합제안이 공통점이 있는 것이라 했고, 남북 두 정부가 종래와 같이 각기 외교·군사·내치권을 모두 가지면서 정상회담·장관급회담·국회회담 등을 정례화하여 일단 평화공존의 기반을 닦고 통일문제를 풀어나가자는 데 합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됨으로써 남북 두 정부가 평화공존 하자는 데 일단 합의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통일방안에서 완전히 합의했다고는 볼 수 없다. 북쪽은 여전히 연방제 통일안을 주장하고 남쪽은 지난날의 연합제안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더 진전시키는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남북의 두 처지를 잠깐 떠나서 한층 더 객관적인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북쪽은 연방제 즉 1국가 2정부 2체제를 통일의 완성단계로 생각하는 데 반해, 남쪽은 1국가 1정부 1체제를 통일의 완성단계로 보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를 넘기기 전에 국가사회주의체제가 대부분 무너지다시피 한 세계사적 상황에서, 북쪽은 물론 현 사회주의체제를 보존하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고, 그것을 위해서는 1국가 2정부 2체제 즉 연방제안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1국가 1정부 1체제를 통일의 완성단계로 생각하는 남쪽에서는 북쪽의 그런 연방제 통일안을 여전히 적화통일안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20세기적 역사경험에 한정해서 보면 1국가 2정부 2체제를 통일의 완성단계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가 심하게 대립했던 20세기적 관점에서 보면 분단체제로서의 2국가 2정부 2체제를 극복하고 1국가 1정부 1체제 통일로 가는 길은 전쟁통일이나 흡수통일 방법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경우 6·25 전쟁에서 경험했지만 전쟁통일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흡수통일될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해서 통일을 하지 않을 경우 21세기에 들어가서도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화약고 혹은 세계에서 가장 전쟁위험이 높은 곳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우선 평화를 정착시키고 `협상통일'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으며, 평화공존 하는 첫째 조건은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는 데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북에서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안이 체제보존책인데 남에서는 적화통일책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어쩌면 체제보존책 및 평화공존책을 적화통일책으로 `오해'하고 있는 점에 남북문제 해결의 어려움이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연방제에서 말하는 대로 지금 당장 2정부 위에 외교권과 군사권을 가지는 1국가를 두는 것은 역시 시기상조라 할 수 있으며, 그 때문에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남북 두 정부가 각기 그대로 외교·군사·내치권을 가지는 데 합의했다. 그러면서 두 정부의 외무장관들은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 협력할 것에 합의했고, 앞으로 정상회담이나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군사이동의 사전통고 및 군사훈련 참관 등에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의견이지만, 더 나아가서 우선 남북의 체육·관광 담당 기구 같은 것을 하나로 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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