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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시간 2000년10월22일19시00분

    한겨레/ 사설·칼럼/ 강만길의 역사칼럼
    [강만길칼럼] 민간통일운동이 할일

    지난 30년간의 군사독재시대에는 민주주의운동과 평화통일운동의 주체가 시민과 노동자 및 농민이 합쳐진 민중이었고 그 운동은 민중운동으로 불렸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중운동은 시민운동과 노·농운동으로 분리됐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시민운동 중의 민주주의운동 부분은 저항운동 방법을 떠나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일종의 개량주의운동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평화통일운동 부분은 김대중 정부 성립과 특히 남북정상회담 성사 이후, 정부가 앞장서서 남북 및 통일 문제를 풀어나가고 민간이 오히려 그것을 따라가기 힘겨운 것처럼 되어버렸고, 그 때문에 이른바 수구세력이 그 틈을 타서 남북관계 진전에 발목을 잡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지금 남북문제·통일문제를 실사구시로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는 일이 국민일반에게는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이 느껴지고 수구세력들이 그 느낌을 확대 이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분단시대 50년 동안 막혀있기만 했던 남북관계의 물꼬가 이제 겨우 트인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국민 일반에게 정부가 남북문제에서 독주하고 또 너무 빨리 간다고 느껴지게 된 것은 왜 그럴까. 이제는 민중운동이 아닌 시민운동 몫이 된 남북화해시대의 민간통일운동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게 된 데서 온 것이 아닌가 한다. 남북화해시대의 민간통일운동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빨리 찾을 수 있어야 수구세력의 발목잡기를 뿌리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부 차원에서 남북화해시대로 들어갔다 해서 민간통일운동이 할 일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민간운동은 무엇보다도 정부 차원에서 진전되고 있는 남북화해정책에 대한 이해가 국민 일반에게 정확하게 이해되고 또 확산될 수 있게 하는 운동을 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국민일반에게는 왜 남북관계가 너무 빨리 가는 것으로 느껴지게 됐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국민 일반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 같이 생각하기 쉬운 북에 대한 경제원조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민간통일운동이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역할은 정부의 홍보기관이 담당해야 하고 언론이 협조해야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홍보기능이 그런 문제에는 약한 것이 아닌가 하며, 특히 30년간 군사독재정권과 유착됐던 언론기관의 대부분이 아직도 냉전·수구세력 행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민간통일운동이 그것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정부 차원에서 남북화해가 진전되고 있는 시대의 민간통일운동이 해야 할 또 하나의 부분은 남북 화해적 정부라 해도 정부이기 때문에 제대로 풀어갈 수 없는 문제, 예를 들면 국가보안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문제 등을 민간통일운동이 추진함으로서 문제 해결을 앞당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가 민족문제를 평화적으로 화해적으로 풀어가려는 의지를 가졌다 해도, 그 정권이 단독으로 성립되지 못하고 수구세력 일부와 연합해 성립된 정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제약을 받고 있다. 그 제약을 풀어주는 일이 민간통일운동이 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남북화해정책이 빨리 국민 일반에게 확산되고 또 정착되게 하는 민간운동,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정부라 해도 정부이기 때문에 제대로 풀어낼 수 없는 문제를 풀어 가는 민간운동은, 한걸음 더 나아가 다음 정권이 민주·남북화해 세력만으로 성립되게 하는 길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남북화해정책이 추구되고 있는 시대라 해서 민간통일운동이 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간통일운동 몫을 시급히 알아내고 추진하는 일이 요긴하다. 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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