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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11.29(월) 13:58

축구영웅, 평화주의 그리고 대통령


아프리카에 ‘축구영웅’ 출신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라이베리아가 낳은 불세출의 축구스타이자 평화운동가 조지 웨아. 미국에 거주하며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해 온 그가 내년 10월의 라이베리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스무살이던 1986년 명감독 웽거의 눈에 들어 파리 생제르맹에 둥지를 튼 그는 데뷔 첫해에 14골을 쏴 자신의 이름을 단박에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렸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를 오가며 14년간 148골을 넣었다. 국제축구연맹(피파)의 ‘올해의 선수’와 ‘페어플레이어’와 같은 큰 상도 휩쓸었다. 아치(AC)밀란 시절 혼자 7~8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90여 미터를 드리블한 뒤 득점하는 모습은 불후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반칙 없는 선수로도 유명했던 그는 거친 그라운드에서 배려와 절제야말로 축구의 또다른 가치임을 증명해 준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겸손이 몸에 밴 그의 삶의 태도는 축구장 밖에서 더 빛났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그의 조국은 피의 내전이 계속됐다. 수많은 동포들이 죽어갔고, 그는 자신의 가슴에 그들의 고통을 삭이며 공을 찼다. 많은 연봉을 받았고, 조국으로 보냈다. 그 돈은 내전 아래 기아와 병마에 쓰러져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그리고 병원과 학교, 도로를 건설하는 데 쓰였다.

그는 조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단체에도 후원을 했다. 그의 이런 행동은 인종차별과 약소국, 가난이라는 3중고를 넘어선 인간승리를 일궈낸데다, 약자에 대한 타고난 연민과 평화주의자로서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이젠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타오르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으로서도 그의 큰 자산임이 분명하다.

그는 귀국회견에서 “나는 여러분들의 희망-대통령선거 출마-에 대답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기존 정치인들은 우리를 속였고 우리 형제를 자매를 죽였다”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와 삶의 신산함 속에서 라이베리아 국민들은 조지 웨아에게 평화와 안식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축구선수가 정계 인물로 변신한 경우는 많지 않다. 브라질의 체육부 장관을 지낸 펠레와 1960년대 일본의 공격수였던 가마모토 정도가 있다. 80년대 독일 녹색당에 많은 당비를 내던 분데스리가 수비수 뮐러가 생각난다. 그의 이런 행동은 대형 저택을 구입한 뒤 초호화파티를 열곤 했던 베켄바우어와 언론의 비교대상이 되기도 했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흑인정책에 따라 1847년 ‘아메리코라이베리안’이 세운 나라다. 19세기 초 미국에서 노예해방운동이 일어나자 먼로 대통령 정부와 백인들은 해방된 흑인들을 다시 아프리카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폈다. 미국은 이들 흑인을 선교사로 교육시킨 뒤 라이베리아에 보내 권력을 장악하게 했다. 하지만 흑인들은 그곳으로 가려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선조들과는 달리 대부분 미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미국이야말로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극소수 흑인들만 이주했고, 그들은 지배자가 됐다.

하지만 대서양을 건너온 흑인 권력자들의 통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납치와 고문, 살육과 같은 인권유린에다 극심한 부정부패가 100년이 넘게 계속됐다. 전 인구의 3%에 불과한 ‘아메리코라이베리안’에게 권력과 부가 집중됐다. 극소수 흑인에 의한 다수의 흑인 지배가 일상화한 것이다.

1980년엔 원주민인 크란부족 출신의 새뮤얼 도가 쿠데타로 집권했고, 89년엔 해방노예의 후예인 테일러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다. 여기에다 이 시기에 궐기한 반군과 내전을 벌이면서 이 나라는 지금까지 전 인구 250만명의 28%인 70여만명이 살해당했다. 내년 대통령선거는 가나, 나이지리아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중재 아래 18개 정당과 엔지오 등이 평화협정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축구선수와 평화활동가로서의 높은 대중적 인기, 영어와 불어를 구사하는 지적 면모, 수준 높은 교양과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한 조지 웨아가 정치지도자로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다가갈지 내년 10월이 기다려진다.

고광헌 편집 부국장 kkk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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