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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5.01.20(목) 20:18

이제는 생태기업이다


사람들은 아직도 벤처에 미련이 남은 듯하다. 나라에서도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뾰족한 묘수’로 벤처를 또다시 믿고 싶은 눈치다. 그러나 벤처에 관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기억력이 좋은 국민들은 불안하다.

원래 벤처는 나라의 미래 경제를 책임질 대안으로 삼을 만큼 특별하지 않다. 대다수의 벤처는 그저 남다르게 보이는 아이템만을 내세운, 업적이 일천하고 위기관리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군일 따름이다. 높은 수익만을 노리다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혼동하기도 한다. 또 벤처는 태생적으로 개별적이고 이기적이다. 나 혼자 남과 달라야 하는 벤처사업 속성상, 나라나 국민의 공공을 우선하는 난세의 구국운동 차원의 시대조류는 될 수 없다. 차라리 재물욕, 명예욕 같은 개인의 성취욕이 창업 동기라고 하는 것이 사실적이고 인간적이다. 그래서 벤처를 지원해 나라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의 명분,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정책의 논리는 모호하고 빈약하게 들린다.

설사 벤처가 잘되고 나라 경제가 산다고 한들, 정부의 정책이 궁극의 목표로 지향해야 할 국민의 행복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인다. 국민들이 느끼는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행복감이란 그런 화폐적이고 계량적인 지표로 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벤처강국’ 같은 쓸데없는 구두선은 그만 되풀이했으면 한다.

이제 이른바 ‘생태기업’으로 정책의 진정성과 실효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사실 벤처 문제의 해법은 돈이나 정부 지원보다는, 스스로의 진정성과 도덕성에 달려 있었다. 정도경영, 친환경경영, 상생경영으로 무장한 생태기업 정책이라야, 불법, 반칙, 변칙, 비리가 난무하는 기업환경을 개혁하는 대안모델이 될 수 있고, 불확실성과 불공정성이 지배하는 국가경제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생태기업이란 다시 말해서 ‘옳고, 바르고, 열리고, 큰, 우리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옳은 기업’이란 인간적 규모의 기업이다. 회사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 쉽게 알 수 있고,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는, 가족, 친지끼리 창업한 적정한 규모의 소호형 기업을 말한다. ‘바른 기업’이란 다양한 경영요소가 조화롭게 완전히 갖추어진 기업으로, 회사 공동체 내에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노동, 사업활동, 생활 등 일상적 업무활동의 모든 부분이 균형잡힌 비율로 통합되어 존재하는 생태기업이다. 가령 일하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업무기반을 갖춘 직원복지 우수기업이 그럴 것이다. ‘열린 기업’이란 인간의 활동이 기업환경과 조화스러운 기업으로, 경영자든 노동자든 회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기업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각자 제 역할을 찾아 서로 조화롭게 협력, 상생하는 생태기업이다. 적재적소의 전문인력이 중심이 되어 노사가 일심동체로 경영하고 노동하는 기업이 그럴 것이다. ‘우리 기업’이란 건강한 인간성이 개발 가능한 기업으로, 업무적, 물질적 성취 외에 육체적, 감정적, 심리적, 정신적으로 조화된 자기계발을 통해 회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인간성이 확장하고 발전하는 생태기업이다. 업무, 자기계발, 휴식이 하나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기업일 것이다. ‘큰 기업’이란 무한한 미래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소속한 회사 공동체에 국한된 이기적인 성취에만 집착하거나 만족하지 말고, 외부의 세상과 인간,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넓게 멀리 늘, 계획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생태기업이다. 미래 유망하고 가치있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광역적으로 상생하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유지하는 벤처기업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고 낮고 느린, 일과 삶과 놀이가 자연스럽게 하나 되는 생태적인 회사 공동체’를 건설하자. 벤처가 아니라 생태라야 한다. 그래야 나라경제도 살고 국민들도 행복하다.

정기석 생태공동체마을 기획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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