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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저널리즘/ 강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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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역 깬 고발뒤엔 거액 송사 쌓였다

  • <한겨레> 4월26일치에 실린 `성역 깬 고발 뒤엔 거액 송사 쌓였다'는 제목의 기사(28면)는 숙연한 느낌마저 갖게 만들었다. “고발프로그램은 사회 건강성의 척도”라는 믿음 하나로 온갖 개인적인 시련을 마다지 않고 열심히 뛰는 <문화방송>의 `피디 수첩' 제작진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학도로서의 꿈이라고나 할까. 그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언론만큼은 그 어떤 이념과 당파성을 갖고 있건 부정부패로부터는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감시하고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과연 부정부패가 견뎌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지금으로선 망상이다. 언론 자신의 부정부패 수준이 결코 한국 사회의 평균을 밑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의 부정부패 관련 보도가 늘 핵심을 비켜가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수준에만 머무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다 인정하겠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고위 공직자들은 `특권의식'에 중독돼 있다. 그 `특권의식'은 각종 부정부패를 낳게끔 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은 평소에 그 `특권의식'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걸 건드리면 언론사 사주, 경영진, 간부들의 `특권의식'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특권계급은 재미있는 게임을 한다.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승패는 경험과 운수에 따라 결정된다. 그 짓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춥고 배 고팠던 시절을 거쳐 담장 위에 갓 올라온 사람들은 체력도 달리는데다 경험 부족으로 바람에 약하다. 그들에겐 바람이 어느 쪽에서 어느 정도로 부느냐가 중요하다. 강풍을 맞아 교도소 안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부족과 운수를 탓할 뿐이다.

    언론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게임을 비판하거나 저지하지 않는다. 박수를 보내기까지 한다. 언론의 기능은 누군가가 교소도 안쪽으로 떨어질 조짐을 보일 때에 비로소 발휘된다. 그때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사납게 물어뜯는다. 그 순간에도 담장 위의 게임은 계속 되고 있으니 언론의 먹잇감은 결코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상스럽기는 하나, 나는 이런 저널리즘을 가리켜 `뻥 저널리즘'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다. 언론에서는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척결해보겠다는 의지는커녕 아예 문제의식조차 없다. 검찰이나 경찰 또는 제보자가 던져주는 먹잇감을 향해 돌진하면서 내뱉는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포효야말로 전형적인 `뻥'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부정부패는 말할 것도 없고, 각종 연고주의, 학벌주의, 지방의 식민지화 등과 같은 문제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언론이 그런 기본적인 문제들을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다뤄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 문제들은 언론도 공범으로 가담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런 대접을 받기 어렵다. 게다가 그것들은 모든 국민이 익히 알고 있는 것이어서 `뉴스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력적인 `상품'이 못 된다.

    매력적인 상품은 역시 `뻥'이다. 특히 `뻥 신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조선일보>의 솜씨가 볼 만하다. 아직도 `박정희의 망령'과 `매카시즘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 신문이 `2020 미래로 가자'와 `소득 3만달러 시대로'라는 캠페인 구호를 내건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 신문은 최근의 `국민 의식조사'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가 찬성 3배'라고 주장하는 못된 장난을 쳤다. `개정'은 아예 묻질 않은 채 국민의 80%가 개폐에 찬성하고 있는 현실을 왜곡한 것이다. 밥 먹듯이 `뻥'치는 신문이 설치는 나라에서 부정부패 척결은 요원하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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