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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의 색깔/ 강준만


요즘 이른바 `벼랑끝 전술'이 대유행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사람이나 집단이 국면 전환을 위해 아슬아슬하게 위험한 상태까지 밀고 나가는 극단 정책을 의미하는 이 전술은 비단 국제관계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판에서도 사용되곤 한다. 지금 정치인 이인제씨와 이회창씨가 쓰고 있는 `보혁구도 전술' 또는 `매카시즘 수법'이 바로 그것이다. 흥미로운 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도 이른바 `중계 저널리즘'의 형식을 빌려 사생결단식으로 그 전술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벼랑끝 전술'의 노림수는 두 가지다. `충격 효과'와 `혼란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노리는 `충격 효과'는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이 어디 한두번 속아 왔나. 오히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그들의 핏발 선 눈동자가 연상돼 우스꽝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안심해선 안된다. 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혼란 효과'라는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되건 안 되건 무조건 살벌한 언어를 장기간 대량 배설함으로써 선거판을 아예 개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집요한 공세의 대상이 된 사람이나 세력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상대를 해주자니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해버리고 상대를 안 해주면 뭔가 구린 구석이 있어서 침묵한다고 몰아붙일 게 아닌가 말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나름대로의 강한 정치적 색깔을 갖고 있는 정치 집단이기도 하다. 지금 그걸 문제삼겠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과연 `중립 지대'가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중립 지대' 아니 `중립 신문'은 여러 개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력은 정치화된 신문들의 영향력에 비해 훨씬 약하다. 바로 이게 문제다.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안정과 통합을 위해선 `중립 지대'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넓어져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는 반드시 텔레비전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텔레비전은 그간 정치적으론 비교적 중립을 지켜왔다. 물론 친여적인 성격을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친여'건 `친야'건 지금처럼 민주화된 세상에서 텔레비전이라고 하는 매체의 속성상 그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기엔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간 텔레비전의 중립성을 오직 여야의 대립구도에서만 문제삼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제 우리가 정작 문제삼아야 할 것은 이념적 편향성일 것이다. 텔레비전엔 좌우 균형이 없다. 일방적으로 우 편향적이다. 신문이야 극우 파시스트 노릇마저 할 수 있을 망정 방송까지 그래선 안된다.

지금 보수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색깔 논쟁은 진보 정당들이 보기엔 코미디 같은 짓이다. 아니 보수적인 사람일지라도 제 정신 가진 사람이라면 그 저질 코미디에 대해 화를 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그 저질 코미디가 계속 저질러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텔레비전의 우 편향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도 프로그램이건 오락 프로그램이건 텔레비전에선 도무지 진보 정당 사람들을 구경할 수가 없다. 브라운관에서 `진보'는 박멸되었다. 이걸 가리켜 어찌 `국민의 방송'이라 할 수 있는가?

텔레비전을 통해 `진보'도 존재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다면 지금처럼 보수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저질 색깔 장난은 생산적인 정책대결로 전환될 것이고 선거는 국리민복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이상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나는 진보 정당의 당원들부터 진보를 박멸한 방송사에 거세게 항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항의를 외면하는 방송사 사장들은 당장 사표를 써야 할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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