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하니리포터 | 초록마을 | 쇼핑 | 교육 | 여행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IT과학 | 만화만평

전체기사 지난기사

home > 논단

편집 2003.03.30(일) 19:21

| 검색 상세검색

파병은 국민적 선택이 아니다


이라크에 대한 침략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 우두머리들이 무슨 이유와 논거를 끌어다 대더라도 그것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궤변임을 이제는 천하가 다 알게 되었다. 죽고 다치고 집을 잃고 굶주리는 이라크 민중의 참상은 30여년 전에는 베트남의 현실이었고, 50여년 전에는 바로 우리 남북 동포에게 덮친 고통이었다.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로 온 세계에 알려진 미군 포로들의 순진한 얼굴을 보면 갖가지 살육무기를 들고 전쟁터에 나선 미·영군 병사들조차 악마의 손아귀에 사로잡힌 희생자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듯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모든 방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알다가도 모를 노릇은 미국이 거기에 조금도 만족하지 않고 더욱 무자비한 팽창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미국이 9·11 동시테러에 충격을 받아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예방적 선제공격을 감행한다고 설명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성립과정 자체가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 민족에 대한 이유 없는 학살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미국의 침략행위들은 그때마다 그들 나름의 일정한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 이라크 침공 역시 단순한 파괴 본능의 발현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한겨레>의 기고문에서 내가 읽은 이종원(20일치)·정성배 교수(22일치), 셀리그 해리슨 연구원(24일치), 리둔추 대표(26일치)의 예리한 분석은 전쟁의 심층에서 어떤 국가적 이해관계들이 얽혀서 충돌하고 있는지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논리적 설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도덕적 판단이다. 왜냐하면 국가목표의 실현을 위해 선택 가능한 수단들 가운데 형식논리적으로 침략전쟁이 포함된다면 그런 논리는 결국 전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무엇보다도 그 불법성과 야만성에서 강력한 규탄의 대상임이 끊임없이 지적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로 개탄을 금치 못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대응이다. 대통령 당선 직후 자주적인 대미외교를 천명하여 다수 국민의 자부심을 일깨웠던 노무현씨는 부시의 전화 한 통에 그만 태도를 바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고, 나아가 파병을 결정하였다. 논의 중인 파병 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어떻게 결판날지 알 수 없지만, 파병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부가 제시하는 이유는 어느 것 하나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첫째, 정부는 국익을 위해서 파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어떤 결정이든 이익의 측면과 손실의 측면이 다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침략전쟁에 개입하는 것이 눈앞의 이득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기적인 상처를 국가의 이미지에 남기리라는 사실이다.

둘째, 노무현 대통령은 ‘전략적 선택’이라는 수사를 사용하였다. 어중간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노무현씨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하여 그가 과거의 대통령들과는 다른 용기를 발휘하리라 기대했기 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파병 결정은 국민적 선택과 어긋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아마 가장 핵심적인 것은 소위 한-미 동맹의 구속력이 거의 선택의 여지를 없애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이제부터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은 한-미 동맹을 재검토하여 대한민국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는 일이 아닐까.

지금보다 미국에 더 의존적이었던 지난날 우리의 평화가 그만큼 더 안정적이지 않았음을 인정한다면, 파병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전후복구 사업이라는 이름의 이권놀음 뒷전에서 챙기는 몇 푼의 돈일 것이고, 우리가 잃는 것은 전쟁을 반대하는 온 세계 양심들의 존중심과 어렵게 쌓아올린 남북의 신뢰, 그리고 국민들의 도덕적 이성일 것이다.

염무웅/영남대 교수·문학평론가
|



☞ 기사에대한의견글쓰기 | 목록보기 | ▶ 토론방가기


20203점점 막가는 미국의림인2005-12-14
20202한겨레 칼럼을 읽고 착잡함 ----아사2005-11-30
20201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여시야2005-11-20
20200혼돈하지 마라한나라2005-11-19
20199미국이 인권을 논해? 니나 잘하세요!기린2005-11-18


  • [파병논란] 노 “파병, 4당대표와 협의”...11/11 14:16
  • [파병논란] “위협세력 점차 조직화”...11/09 19:02
  • [파병논란] “이라크인은 복구지원 요청”...11/09 18:57
  • [파병논란] 파병협의 내용 일부공개 검토...11/09 16:26
  • [파병논란] 한·미 파병협상과 전망...11/09 15:23
  • [파병논란] 김만복단장 “이라크 치안상황 불안정”...11/09 11:11
  • [파병논란] 터키 외무 ˝미국, 터키 도움 필요하지 않기를 기대˝...11/08 23:41
  • [파병논란] ˝터키 파병철회 별다른 영향없을 것˝...11/08 21:24
  • [파병논란] 윤외교 “이라크 상황 변화 심각”...11/05 18:44
  • [파병논란] 파병반대 국민행동 시국농성 돌입...11/04 14:49
  • [파병논란] 이라크 파병국, 테러에도 철군 움직임 없어...11/03 01:56
  • [파병논란] 한·미 17~18일 SCM서 파병 '매듭'...11/02 18:44
  • [파병논란] 이라크 미군 대형헬기 격추돼...11/02 17:50
  • [파병논란] 이라크 미군수용소 인권침해 심각...11/02 15:54
  • [파병논란] 국내외 정세 감안 파병규모 조정...11/02 15:30
  • [파병논란] 제주서도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11/01 20:15
  • [파병논란] 주말 서울 도심집회 잇따라...11/01 10:11
  • [파병논란] 노 “파병, 마음정하기 정말 어렵다”...10/29 17:43
  • [파병논란] 이라크 파병 찬반 집회...10/21 17:41
  • [파병논란] 윤외교 “북핵-파병 연계”…파월 분노...10/15 02:17
  • [파병논란] 엇갈린 이라크 보고 ...10/06 21:52

  • 하니와 함께

    하니 잘하시오
    한겨레투고
    오늘의 이메일


    토론(전체 토론방 목록)

    게시판 이용안내
    통일·남북교류
    북 송금, DJ의 과오
    전두환씨 재산
    사생활 침해…몰카
    동계올림픽…김운용 파문
    미사일방어체제
    참여정부 개혁과제
    NEIS, 교육정책
    언론권력·개혁
    병역기피·면제
    국회의원 나으리
    보수를 보수하라!
    검찰개혁 파문
    주한미군 득과 실
    부실공화국 대한민국
    이공계 기피 현상
    도박? 대박^^ 쪽박ㅠㅠ
    집값 부동산 정책
    빈익빈 부익부
    재벌개혁
    연예계 권력과 비리
    다단계판매
    흡연권? 혐연권!
    종교집단 종교권력
    외모·인종 차별
    이혼·가정폭력
    사주팔자명리 진검승부
    아름다운 세상·사람
    캠페인 : 지역감정 고발

    정보통신 포럼

    해외뉴스 포럼

    축구, 나도한마디

    내가 쓰는 여행기

    독자추천 좋은책

    코리안 네트워크

    토론기상도

    오늘의 논객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쇼핑 한겨레
  • [경매]선풍기 특별경매
  • [화장품]메이크업히트상품
  • [도서]나무-베르베르신작
  • [음반]새로나온 앨범
  • [해외쇼핑]speedy 균일가
  • [명품관]중고명품관 오픈
  • [스포츠]나이키아쿠아삭
  • [골프]DOOZO할인전40%
  • [패션의류]사랑방손님
  • [면세점]스페셜가전모음

  • 톡톡 튀는 정보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The Hankyoreh copyright(c) 2006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