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하니리포터 | 초록마을 | 쇼핑 | 교육 | 여행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IT과학 | 만화만평

전체기사 지난기사

home > 논단

편집 2003.01.26(일) 19:26

| 검색 상세검색

철학이 빈곤한 미국 /안병욱


흔히 미국은 지구의 구석구석을 손금보듯 훤히 들여다보면서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그 정보를 이용해 세상을 마음대로 조종할 것이라는 두려운 소문도 듣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들은 그런 미국의 정보력에 비추어 좀 의아스럽게 보인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그들의 입맛대로 된 것 같지도 않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닭짓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전략이 얼마나 치밀하고 정교한 것인지 나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교하고 치밀하다고 해서 반드시 현명하고 지혜롭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의존하는 정보란 드러난 현상들을 수집한 것에 불과하다. 첩보위성으로도 수집하지 못하는 것은 오랜 세월 축적된 문화와, 풍부한 경륜과, 깊이 있는 사상이다. 이것은 인류가 공동으로 이룩한 역사이고 철학이다. 인류가 야만이 아닌 문명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역사와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역사와 철학을 통해 배운 지혜보다는 음모공작을 위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한해 세계는 어처구니없는 살상의 테러를 연이어 겪었다. 인도의 발리 섬, 모스크바의 극장, 체첸,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수백명씩의 무고한 인명이 살상되었고 미국에서는 전대미문의 연속적인 저격살인이 자행되었다. 이는 그 전해 뉴욕 9·11사태로부터 계속 이어진 참극이며 평화를 향한 인류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아버린 야만의 연속이다. 불과 3년 전 2000년이 시작될 때 세상 사람들은 이제 더는 지구상에 전쟁 없는 평화와 화합의 공동체를 기약하면서 21세기에 대한 희망을 노래했었다.

그러나 돌이켜 평가해보면 그런 염원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파괴와 살상의 분위기로 반전된 것은 미국 부시 대통령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인류가 20세기의 파멸적인 전쟁을 겪은 후 어렵게 지혜를 모아 고심 끝에 이끌어낸 평화로의 살얼음판 같은 조심스런 길을 미국의 압도적인 파괴력을 내세워 무법자처럼 짓밟아 버렸다. 그로 인해 세상의 가치관이 대화보다는 무력으로, 화해보다는 복수와 응징으로, 이성보다는 테러와 보복 전쟁으로 치닫도록 초래했다.

세계의 영도력은 군림과 지배하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능력이다. 과거 중국을 비롯한 전근대 사회에서조차 무력을 지배력의 한 작은 요소로 밖에 인식하지 않았다. 효과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화해의 분위기로 이끌어야 함을 깨달았으며 힘이 강하다고 해서 결코 오만하지도 않았다. 오랜 경험을 통해 이른바 인(仁)으로 하는 정치가 최선이라는 것을 지혜로 터득해온 것이다. 이를 통해 혹 세상의 어느 구석에서 조성되고 있을지도 모를 악의 싹들을 미리 차단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만일 미국의 외교정책이 화해를 향한 흐름을 계속 이어갔더라면 9·11같은 테러가 자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그런 지혜를 헤아리기에는 역사가 아직 짧은 것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미국은 그들에게 부족한 경륜이 축적되어 있을 이슬람 문화의 아랍과 유교문화의 동아시아를 함께 걸어 악의 축으로 매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북한을 매개로 전쟁을 벌임으로써 인류역사를 전쟁의 축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마치 냉전이 끝난 후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해 몸부림치는 형세이다. 하지만 미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석유보다는 그곳에서 발현한 인류문명의 깊이이다.

지난날 독일의 나치즘이나 일본의 군국주의도 후진성이라는 콤플렉스와 절제하지 못한 야심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고픈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역사가 두려움을 느끼게 할만큼 길지 않아서인가. 그렇다고 미국은 뒷날 후손들에게 무력과 전쟁의 수단으로 세상에 군림하려 했던 것은 역사가 짧고 철학이 빈곤한 탓이었다고 변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안병욱/가톨릭대 교수·한국사
|



☞ 기사에대한의견글쓰기 | 목록보기 | ▶ 토론방가기


20203점점 막가는 미국의림인2005-12-14
20202한겨레 칼럼을 읽고 착잡함 ----아사2005-11-30
20201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여시야2005-11-20
20200혼돈하지 마라한나라2005-11-19
20199미국이 인권을 논해? 니나 잘하세요!기린2005-11-18


  • [미국] LA 경찰, 인질범 품속 어린아이 사살해 논란...07/12 11:38
  • [미국] 존스 홉킨스 15년 연속 미 최고 병원...07/12 09:32
  • [미국] 허리케인 데니스 미 플로리다 강타...07/11 20:55
  • [미국] “CIA신분 누설 칼 로브쪽 시인”...07/11 19:47
  • [미국] 허리케인 데니스 미 플로리다 강타...07/11 08:50
  • [미국] 라이스, 중앙아시아 주둔군 철수 거부...07/11 01:38
  • [미국] 한·중·일 통화개입 금지법안 미 딘겔 위원, 하원에 제출...07/07 19:01
  • [미국] “취재원보호 못하면 자유언론 없어”...07/07 18:39
  • [미국]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버슈보, 록 즐기는 ‘뛰어난 드러머’...07/05 18:52
  • [미국] 뉴욕타임스, 라이스 국무장관 이례적 칭찬...07/05 18:32
  • [미국] 미 공무원 악필로 한해 2억달러 손실...07/05 18:24
  • [미국] 로브, 리크게이크로 ‘부시호’ 에 구멍?...07/04 19:26
  • [미국] 미 첫 여성 연방대법관 오코넬 후임 ‘뜨거운 논쟁’...07/03 20:01
  • [미국] “CIA요원 신분누설자는 칼 로브”...07/03 19:53
  • [미국] 침체늪의 할리우드 배트맨도 못구했다...07/03 16:16
  • [미국] 미 최초 여성대법관 은퇴...07/02 01:49
  • [미국] 부시, “아프리카 지원금 두배로”...07/01 18:26
  • [미국] 뉴욕 ‘자유탑’ 새 디자인 공개...06/30 18:36
  • [미국] 부시, “철군시한·추가파병 없다”...06/29 18:15
  • [미국] 미국 대사의 ‘자릿값’ 은 14만달러?...06/29 18:03
  • [미국] 미국 동부 “찐다 쪄”...06/28 19:49

  • 하니와 함께

    하니 잘하시오
    한겨레투고
    오늘의 이메일


    토론(전체 토론방 목록)

    게시판 이용안내
    통일·남북교류
    북 송금, DJ의 과오
    전두환씨 재산
    사생활 침해…몰카
    동계올림픽…김운용 파문
    미사일방어체제
    참여정부 개혁과제
    NEIS, 교육정책
    언론권력·개혁
    병역기피·면제
    국회의원 나으리
    보수를 보수하라!
    검찰개혁 파문
    주한미군 득과 실
    부실공화국 대한민국
    이공계 기피 현상
    도박? 대박^^ 쪽박ㅠㅠ
    집값 부동산 정책
    빈익빈 부익부
    재벌개혁
    연예계 권력과 비리
    다단계판매
    흡연권? 혐연권!
    종교집단 종교권력
    외모·인종 차별
    이혼·가정폭력
    사주팔자명리 진검승부
    아름다운 세상·사람
    캠페인 : 지역감정 고발

    정보통신 포럼

    해외뉴스 포럼

    축구, 나도한마디

    내가 쓰는 여행기

    독자추천 좋은책

    코리안 네트워크

    토론기상도

    오늘의 논객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쇼핑 한겨레
  • [경매]선풍기 특별경매
  • [화장품]메이크업히트상품
  • [도서]나무-베르베르신작
  • [음반]새로나온 앨범
  • [해외쇼핑]speedy 균일가
  • [명품관]중고명품관 오픈
  • [스포츠]나이키아쿠아삭
  • [골프]DOOZO할인전40%
  • [패션의류]사랑방손님
  • [면세점]스페셜가전모음

  •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The Hankyoreh copyright(c) 2006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