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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2.12.15(일)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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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협하는 낡은 힘/ 노서경


19일 선거를 앞두고 서유럽 정치사를 떠올리며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전반적으로 비교해보아 남북한 분단구조 같이 정치의 생명력을 키우기 힘들었던 사례는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 역시 2차대전 패전과 함께 전쟁에서 승리한 신흥 강대국들에 의해 분단을 겪지만, 독일이 가졌던 경제·군사적 힘과 지적 역량은 서독에서 정치를 곧 꺼지게 하지 않는다. 독일이 뼈아픈 나치 시기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보다 사상의 자유이며, 정치적 자유이며, 그에 근거한 개인의 가치였다. 이는 전후 재건에서 생명수와 같았다. 더구나 독일 사민당은 1869년에 수립된 유럽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이었으며 막강한 조직력과 정치언론을 개척한 현대 정당이었다. 사민당뿐 아니라 가톨릭의 정치 전통 역시 탄력 있었고, 노동운동은 정치운동과 결합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분단과 냉전은 안보를 담보로 자유와 정치를 위협하기 쉬운 구조였어도, 전후 독일의 정치상황은 우리가 겪은 약세와 질곡에 비하면 달랐다.

다른 하나는, 영국 노동당이 1945년 총선에서 전쟁을 이끈 처칠 대신 뜻밖의 승리를 거두고 처음으로 다수당이 되어 전후 사회의 재건을 주도하는 장면이다. 2차대전 중 영국의 재정적 부담이 컸고, 이로 인한 경제위기와 실업의 복귀를 국민이 원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하여튼 영국은 전쟁을 치른 후 사회의 새 방향을 애틀리의 노동당에 맡겼다. 프랑스 역시 2차대전 후 사회 재건을 좌파에 맡겼다. 정의보다는 권력을 추종하며 저항보다는 인습에 매몰되었던 낡은 신문과 잡지들은 대거 사라졌으며, 그러한 사고방식은 사회에서 더 이상 기세를 부리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보는 것은 좌파 위주이다. 프랑스에서도 1958년 알제리 위기는 우파인 드골에게 정권을 안겨줬고, 영국 역시 노동당 집권이 실망으로 돌아가자 대처 보수당이 1979년 이후 장기 집권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이미 한 세기 전 프랑스의 좌파정치에서 유념하게 되는 모습이다. 1789년 프랑스혁명 이래 프랑스에서 좌파란 공화파를 말했고, 공화파 중에서도 급진파가 좌파의 핵이었다. 반혁명적인 왕당파에 대항해서 민중의 지지를 받고 민중에게 호소하는 진보정치가 공화파였는데, 1880년대 공화파가 집권하게 되자 급진주의는 집권 공화파를 비판한다. 급진주의란 무조건 과격한 성향의 정치색이 아니라 공화파 안의 급진주의였다. 그런데 1905년 사회주의가 통합정당으로 부상하자 난감해진 것이 급진주의와의 관계였다. 사회당은 같은 사회적 약자인 청중을 놓고 약진해야 했으므로 급진주의를 쳐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당은 이 상황에서 급진주의를 공격하기만 하지 않았다. 이론적으로는 민중적이나 소유권을 인정하는 급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선거에서는 필요한 때 협력할 줄 알았다.

9월 초만 해도 정치적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3개월의 변화와 변동은 그것을 기우로 돌리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이 문제인 것은, 그것이 사회의 기득권 세력을 유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닌 체념이고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의 변화는, 실로 정치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면서 그 사회의 지적 수준의 표현임을 실감하게 한다. 생존을 담보로 사람 사는 공동체의 의미이며 가치인 사상의 자유를 위협하는 낡은 힘은 이제 우리도 물리칠 시기에 온 것 같다. 공정이 사회의 잣대가 되어야 하며, 개인의 존엄이야말로 다른 이념에 앞서는 가치라면, 정치 자체를 두려워하고 협박하는 모든 세력과 이념은 우파도 아니며 자유주의도 아니다. 정치는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말과 생각을 교류하고 대치하는 자유로움이라면, 가치는 선택의 문제이지만, 정치의 생명 자체는 이제 우리의 분단구조를 이겨내고 있다. 다만 잊을 수 없는 것은 분단되었던 양독관계를 긴장에서 해빙으로 전환시키는 주도력이 브란트 사민당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노서경/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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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06야 너 돈도 많다...wolf2005-05-20
24605이 인간 이거 이렇게 계속 나가다가...wolf2005-05-20
24604곤궁한자에게 편지보다 이것이 낮지 않았을까?새노야2005-05-20
24603참으로 통탄한일입니다..작은자200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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