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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설/칼럼 등록 2005.05.12(목) 19:27

포털과 종이신문의 미래

〈한겨레〉가 창간 17돌을 맞아 각계의 쓴소리를 담고 있다. 잘나가는 개그맨들에게도 따끔한 비판 한자락 들으려 했다. 그런데 종합 일간지는 거개가 안 본다는 맥빠진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꼭 토를 달며 인터넷으로 한겨레 뉴스를 본다는 거였다. 젊은층인 개그맨들의 뉴스보기 행태가 그렇듯 혹자는 종이신문의 미래는 불확실하지 않으냐고 묻는다. 21세기 디지털시대를 살면서 아날로그적 종이가 어떻게 실시간 속보를 다루는 인터넷을 따를 수 있겠냐는 말이다. 컴퓨터를 켜서 포털을 통해 가볍고 부드러~운 뉴스들로 하루를 시작해야 상쾌한 아침 아니냐며. 게다가 출근길의 지하철에서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는 단타성 펀치들의 무가지가 신문들의 앞날을 위협하는 한 요소로 보태지고 있다.

사실 포털과 무가지는 누리꾼이나 독자의 눈으로 보면 고마운 존재일 듯하다. 굳이 돈 내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각종 언론사에서 공급받은 뉴스들로 선정적인 제목과 사진들을 곁들여 페이지뷰를 높이고 있는 포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곰곰이 뜯어볼 필요가 있겠다. 포털들은 이미 검색 서비스라는 본래의 영역을 넘어서 뉴스 서비스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연예인 ‘엑스파일’ 파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인권침해, 명예훼손 등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들이 뉴스 자정운동을 선언했지만 그 이후 그다지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뉴스정보의 유포력이 날로 커지면서 ‘거대 언론’ 아니냐는 공방까지 일고 있다. 차라리 인터넷 언론의 지위를 부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고, 소비자 피해구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만든 뉴스가 일부밖에 없는데 언론이라니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는 쪽 모두 팽팽하다.

그러나 7월부터 시행될 신문법 시행령을 보면 포털들이 인터넷 신문으로 인정받으려면 뉴스 30% 이상을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하니 포털들의 명실상부한 언론 입문은 쉽지 않은 듯하다. 또 9개 전국 일간지 인터넷뉴스 회사가 참여한 온라인신문협회는 12일 뉴스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에 합의했다. 지금까지 포털들에 휘둘렸던 신문들이 인터넷 시대에 상생의 길과 수익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결과이기도 하다. 뉴스의 공급에서 유통·관리의 주체자가 되면 각 신문사들이 포털에 헐값으로 넘긴 콘텐츠들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들은 본디 말대로 관문, 곧 유통의 창구 몫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신문네트워크사의 제이슨 클라인 사장이 ‘매스 미디어’가 ‘레스 미디어’(less media)로 전락했다고 표현한 것처럼 종이신문은 전통 미디어로서 불명예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1면과 주요 지면에 컬러나 사진 한 장 안 쓰고도 미국에서 가장 비싼 값을 받고 고개를 바짝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온라인을 강화하여 콘텐츠 시장 이원화 전략을 구사했다. 차별성이 높은 기사는 맛보기를 통해 돈을 받고 다른 매체에서 다 볼 수 있는 기사는 무료로 내보내고 있다. 그 연간수입이 만만찮다.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친다. 또 온라인과의 연계는 독자와 쌍방향 교감의 속도를 더해주고 있다.

아이피티브이나 디엠비 등 뉴미디어들의 성공 여부가 독자적 콘텐츠 개발이듯이 신문 영역에서도 탐사보도, 심층보도 등 공중성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승부처라는 것이 곳곳에서 확인된 셈이다. 자칫 사실 확인 없이 주장과 설만 난무하는 들끓는 광장언론과는 명확히 선을 그을 일이다. 종이신문의 미래를 꿈꾸면서, 저 푸른 초원 위를 종횡무진 달렸던 시력 5.0의 몽골전사들처럼 노마드(유목민) 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문현숙 여론매체부장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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