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 씨네21 | 한겨레21 | 이코노미21 | 하니리포터 | 초록마을 | 쇼핑 | 교육 | 여행 |

 

여론칼럼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 국제 | 증권 | 문화생활 | IT과학 | 만화만평

전체기사 지난기사

home > 여론칼럼

편집 2003.11.23(일) 18:53

| 검색 상세검색

다시 등장한 ‘경제’


이건 다소 상상이 붙은 것이지만, 정말 절묘한 결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검찰은 국회를 조지고 특검은 청와대라는 권부를 조진다. 그것도 경쟁적으로 조진다. 잔꾀로 특검을 추진한다는 말이 있고 야당과 대통령의 기싸움도 흥미진진해, 실제로 특검이 구성될지는 좀더 봐야 하겠지만, 정치권 부패에 대한 수사가 진짜 이렇게 된다면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가 될 것 같다.

난 요즘 검찰 수사와 그 앞에서 쩔쩔매는 정치권과 재벌들을 지켜보면서, 이 상황이 조금만 더 잘 진전되면, 이탈리아의 ‘마니 풀리테’나 록히드 추문 당시의 일본 검찰 수사 정도까지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검찰이 벌이는 수사를 말 그대로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이름짓기로 했다. 돈을 뜯어낸 행태를 보면 ‘조폭과의 전쟁’이라고 이름붙일 수도 있겠다. 정치적 조폭 말이다.

한 모임에서 친구가 “검찰이나 특검 수사가 제대로 되면 내년 총선은 꽤 볼만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다른 친구들은 웃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들 했다. 장애물들이 진을 치고 있고 그 장애물과 씨름하는 과정이 복잡해, 예전에도 그랬듯이 곧 피로감이 온다는 것이다. 바뀌지 않으리라는 생각들 때문에 피로감이 빨리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검찰 수사를 기대하는 국민들도 이런 경계심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정치적 부패에 관한 한 우리는 항상 절망감을 느껴왔다. 피로감은 늘 성공하지 못한 과거 때문일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번 수사도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검찰과 재벌 또는 정치권이 펀치를 주고받다가 거래하고 결국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후의 부패 양상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정치권은 온갖 꾀를 부린다. 1.늘 그래 왔지 않으냐. 다 아는 사실을 두고 왜 새삼스럽게 그러냐. 2.상대 당도 다 우리처럼 조폭질을 해왔는데 왜 우리만 조폭이라고 하느냐. 3.우리를 잘못 건드리면 경제가 간다. 4.이전 것은 그냥 불문에 부치자. 앞으로 잘 하면 될 것 아니냐. 이런 것은 그냥 변명이라고 치자. 국민의 대표랍시고 불체포특권을 내세워 이리 뻗치고 저리 빠진다.

게다가, 아니나 다를까, 경제가 등장한다. “총수 출금만으로도 외국투자 등돌려-대기업투자 마비조짐”이라는 게 〈중앙일보〉의 지난 20일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돈을 뜯어가는 조폭들은 그냥 두고 돈을 뜯긴 재벌들이 도마에 오른다는 항변도 나온다. 대체로 그 정도 얘기일 것이다. 물론 근거가 없다. 그들의 자본주의 교과서에는 부패 없는 투명한 기업경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고 경제 발전과 외자 유치에도 도움을 준다고 돼 있을 것이다. 부패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부패한 부분을 고쳐야 경제가 강해진다. 재벌들만 당해서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도 조금 더 봐야 한다. 검찰이 재벌 자료를 모아 정치권 부패를 치겠다는 것이니까, 그대로만 된다면 다음에는 당연히 정치권을 겨냥할 것이다.

나는 이번 사안은 갈 데까지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스터플랜은 이런 것이다. 검찰은 이번 부패와의 전쟁을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가기 바란다. 부디 총선으로 향하는 적절한 길목에 수사의 클라이맥스를 잡아 주기 바란다(검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정치권을 후회하도록 만들 수 있는 가장 절묘한 타이밍은 이때다). 목표는 부패에 연루된 정치권 인사들을 모조리 떨어뜨리는 것이다.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로 새 국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민간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괜찮은 정치개혁안을 만든다 할지라도 부패한 현 정치권이 받아줄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치적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는 또 한번 절망하게 될 것이다. 검찰이 잘해주기 바란다.

이홍동 부국장 hdlee8@hani.co.kr
|




  • [편집국에서] 축구영웅, 평화주의 그리고 대통령...11/29 13:58
  • [편집국에서] 한나라당 대권주자들과 5,6공세력...10/03 19:05
  • [편집국에서] 지역간 학력차를 줄이는 길...09/12 20:30
  • [편집국에서] 과거사 규명은 세계사적 대세...08/29 16:23
  • [편집국에서] 인질...08/15 14:53
  • [편집국에서] 서울시교육청 뒤로 갈건가?...08/01 15:35
  • [편집국에서] 천도정치론/이홍동 편집부국장...06/20 17:09
  • [편집국에서] 럼스펠드, 럼스펠드...05/09 18:08
  • [편집국에서] 다시 등장한 ‘경제’...11/23 18:53
  • [편집국에서] 부안사태 해결의 지름길...11/09 19:31

  • 하니와 함께

    하니 잘하시오
    한겨레투고
    오늘의 이메일


    토론(전체 토론방 목록)

    게시판 이용안내
    통일·남북교류
    북 송금, DJ의 과오
    전두환씨 재산
    사생활 침해…몰카
    동계올림픽…김운용 파문
    미사일방어체제
    참여정부 개혁과제
    NEIS, 교육정책
    언론권력·개혁
    병역기피·면제
    국회의원 나으리
    보수를 보수하라!
    검찰개혁 파문
    주한미군 득과 실
    부실공화국 대한민국
    이공계 기피 현상
    도박? 대박^^ 쪽박ㅠㅠ
    집값 부동산 정책
    빈익빈 부익부
    재벌개혁
    연예계 권력과 비리
    다단계판매
    흡연권? 혐연권!
    종교집단 종교권력
    외모·인종 차별
    이혼·가정폭력
    사주팔자명리 진검승부
    아름다운 세상·사람
    캠페인 : 지역감정 고발

    정보통신 포럼

    해외뉴스 포럼

    축구, 나도한마디

    내가 쓰는 여행기

    독자추천 좋은책

    코리안 네트워크

    토론기상도

    오늘의 논객

    자유토론방

    라이브폴







    쇼핑 한겨레
  • [경매]선풍기 특별경매
  • [화장품]메이크업히트상품
  • [도서]나무-베르베르신작
  • [음반]새로나온 앨범
  • [해외쇼핑]speedy 균일가
  • [명품관]중고명품관 오픈
  • [스포츠]나이키아쿠아삭
  • [골프]DOOZO할인전40%
  • [패션의류]사랑방손님
  • [면세점]스페셜가전모음

  • 톡톡 튀는 정보

    여행

  • 제8차 고구려발해백두산 순례

  • 시베리아 횡단열차 12일

  • 新 실크로드 기행
    6일/10일

  • 배낭여행 최고 30만원
    할인!!

  • 저렴한 항공할인권 :
    동경 \220,000
    샌프란시스코 \500,000
    벤쿠버 \700,000
    유럽 \550,000

    해외연수/유학

    인터넷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사이트맵 | 신문구독 | 채용

    The Hankyoreh copyright(c) 2006 contact us